캘리는 다큐멘터리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는 ‘섬’이다.
섬에서 태어나 자란 곳이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유독 본인의 작품 중에는 섬에 대한 글씨들과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척박한 땅에 자연 그대로의 섬 문화를 고이 간직한 청정지역 진도군 조도면 ‘새 섬(鳥島 : 하늘에서 내려다본 형국이 새떼처럼 올망졸망 모여 있다고 해서 명명된 이름이다.)’이 주된 나의 작품 세계다.
섬은 사람의 마음을 자극한다.
섬은 변화의 바람을 동반하고 물새들을 모이게 한다.
섬은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가볍지 않다.
섬은 함부로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 품처럼 따뜻한 새 섬을 사랑한다.
언제나 뜨거운 8월이 되면 새 섬을 찾는다.
물론, 글씨 쓰는 도구들도 함께 동행한다. 대한민국의 섬들은 한 폭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바다 위에 우뚝 솟아있는 것은 바위들이다. 바위틈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섬 풀, 섬 나무들이 제각기 형상을 갖추고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
“새 섬에 가고 싶다”
이 작품은 한눈에 ‘새 섬’에 대한 동경이 묻어 나온다.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빚어내는 황량함을 늘 마음속에 새 섬을 품으며, 그리움의 섬으로 옮겼다.
글씨 위에는 섬을 형상화한 산수갑산(山水甲山 : '삼수갑산'의 비표준어로 삼수갑산은 함경남도에 있는 삼수와 갑산 지방을 말한다. 의미로는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대단히 험한 오지 또는 몹시 어려운 지경이나 최악의 상황.)을 붓 터치로 가볍게 그려 놓고, 그 위에 물새들의 무리를 그려냈다. 단순하면서 함축적인 내용이어서 누구든지 쉽게 이해하고 공감을 하리라 본다.
모든 예술은 일반인들이 쉽게 읽히고, 이해하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게 나의 글씨 철학이다. 대중적이지 못한 예술은 아예 처음부터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나의 고집스러운 입방정이다.
새 섬의 바닷길을 따라가다 보면 맑은 공기가 산들바람을 타고 내 입가와 코끝을 자극한다. 언제나 변함없는 새 섬에는 그 옛날 젊음을 구가(謳歌)하던 사람들이 바뀌었을 뿐... 모든 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 해도 나는 새 섬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