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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un 26. 2021

제24화 극세척도(克世拓道)

'극세척도(克世拓道)'라는 사자성어에 담긴 뜻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라'는 도전정신이 담겨있다. 이 글을 접했을 때 제일 먼저 생각이 난 사람이 산악인 허영호 씨다. 세계적인 산악인이자, 탐험가 허영호(67) 씨는 세계 최초로 3극점(남극, 북극, 에베레스트)을 도달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해발 8848m)를 무려 6번이나 올랐던 전무후무한 산악인이다.


죽을 고비를 몇 번씩 넘기면서도 산을 오르려는 허영호 씨에게는 무모한 생각까지 들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산을 올라야 하는 뚜렷한 자기만의 목표의식이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열정과 도전정신이 산을 오르게 하는 동력이다.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가치'와 '창조'를 온몸으로 체득해 보고 싶은 욕심 같은 거죠. 누군가는 한번쯤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게 현실 아닙니까?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실행에 옮김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하는 거죠."라고 했다.


2010년 한 해를 시작하면서 통신업체 SK텔레콤에서는 신입매니저 대상으로 '극세척도(克世拓道)' 프로그램을 시행한 적이 있었다. 2박 3일 동안 약 70km의 도보행진, 야외취침, 산악등반훈련, 한강 도하 등 험난한 과정을 소화해야만 하는 이 프로그램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성장의 활로를 열어갈 수 있는 ‘야생형 인재’상을 표방하는 데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야생형 인재’란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만큼, 척박한 사업환경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성과를 도출하는 강인한 인재를 말한다.


극세척도 대장정에 오르기 전에 산악인 허영호 씨를 초청해, “도전정신과 인간 한계의 극복, 자기 극복과 극세척도의 길”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정신무장의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몽돌해변에서 폐목을 배에 싣고 돌아가고 있다.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들 수도, 옮길 수도 없는 폐목을 배(船)를 이용해 며칠 전 동네 아는 형님과 몽돌해변 산허리 깨 지점에 위치한 폐목을 밧줄로 이용해 도하 작업을 한 후 집으로 가지고 올 수 있었다.

세월의 흔적만큼 폐목의 상태는 견고했고 움푹 파인 굴곡진 생김새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꼬박 이틀 동안 작업대에서 끌을 이용 해 '극세척도(克世拓道)' 글을 새기는 작업이 진행됐다. 지금까지 폐목 중 가장 넓고 무게 또한 상당했다.


현재 나의 삶이 '극세척도(克世拓道)' 정신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으로 이 글을 새기고 깎고 칠을 해 완성되었다. 보기만 해도 '뿌듯함'과 힘든 작업 후의 '보람'이 물결치듯 내 가슴팍을 적셨다.

몽돌해변에서 가져온 폐목을 이용해 작품화했다.

늘 '새길'을 걸어야 하는 사람들은 불안감과 초조함속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도 한다. 과정은 힘들고 고통이 뒤따를지언정 해내고 나면 살얼음이 녹듯이 만사가 자신감으로 보장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습성을 빨리 버릴수록 내 삶은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극세척도(克世拓道)'를 통해 한 수 배우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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