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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un 29. 2021

제25화 숲바다 섬마을에 살고 싶네

파도 소리 들려오네 아련하게 밀려오네

노랫소리 들려오네 철새들의 노랫소리

섬 너머 노을이 붉게 물들면

기러기떼 울며 가고

두 손에 닿을 듯 한 별들을 따서

그대에게 드릴 거야

숲바다 섬마을 살고 싶네

숲바다 섬마을 가고 싶네     

봄이 오면 꽃 피고 여름이면 초록 바다

가을이면 잎새 지고 겨울이면 하얀 나라

수정 같이 해맑은 바람 불어와 들꽃 향기 날 리우고

정들지 못하는 도시를 떠나 그대와 살고 싶어

숲바다 섬마을 살고 싶네

숲바다 섬마을 가고 싶네.

(출처: 윤수일_ 숲바다 섬마을)     


2006년 4월, 윤수일 정규앨범 음반 타이틀곡인 '숲바다 섬마을'은 콘크리트 생활에 숨 막혀하는 도시인들이 숲과 바다와 섬이 있는 마을을 동경하는 심리적 상황을 시적인 가사로 표현해 윤수일 밴드의 강한 락 비트와 어쿠스틱 한 사운드를 조화시켜 윤수일 특유의 선동적인 분위기와 경쾌한 리듬을 느낄 수 있다. ‘숲바다 섬마을’은 2년 동안 윤수일 씨가 외진 바닷가 별장에서 외부와 연락을 끊고 운둔하며 창작 작업을 한 결과물로 잘 알려져 있다.     


여름이 되면 ‘숲바다 섬마을’을 혼자 흥얼거리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다. 어쩌면 전체적인 노랫말이 내가 살고 있는 행복한 섬마을 ‘새섬(조도)’와도 많이 닮아 있어서 공감이 더 가는 노래다.

해무가 온 섬을 감싸 돌고 있는 행복한 섬마을 신전리 모습

며칠 전 빈티지 작품 재료를 수거하기 위해 대들목(전남 진도군 조도면 신전리에 위치한 해변 지명)을 뱃길을 이용해 가본 적이 있다. 고2 때 낚시를 가기 위해 늘 산길을 따라오고 간 그곳은 무려 33년 만에 배를 타고 입도한 대들목은 오래된 어구, 어망, 폐자재, 폐목들로 산을 이루고 있었다.  그곳에서 발견한 색다른 물건이 내 눈에 띄었다.

      

그 옛날 섬사람들이 고기 잡으로 며칠 씩 먼바다로 조업 나갈 때 식수를 담았다는 물통(일명, ‘목숨 통’)이었다. 물통의 입구를 봉합하던 덮개는 이미 사라지고 오래된 잔류만이 담겨 있었다.   

   

평상시에는 배를 항해하면서 물통 덮개를 닫고 앉은 의자로도 사용했을법한 목숨 통에 윤수일 노래 ‘숲바다 섬마을’ 노랫말 일부를 새기기로 했다. 모양이 원형인 관계로 글씨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으로 글씨의 기준도 물통의 선을 따라 원형화에 집중했다.


지금도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 크고 작은 유인도에서는 먼바다 조업 시 목숨 통인 물통을 상시 배에 비치해 타는 목마름을 해갈시켜줬던 소중한 물건이다.  

섬 사람들의 생활도구 '폐 물통'을 활용해 윤수일 '숲바다 섬마을' 노랫말 일부로 작품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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