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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ul 22. 2021

제31화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니라

법정스님 법문집 '일기일회'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들고, 괴로움이 다가올때 단비같은 희망의 책이다.


'부모를 섬기고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것.. 일에 질서가 있어 혼란스럽지 않은 것..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니라'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설파한 이 내용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고 잊지말아야 하는 내용이다. 그 옛날 할아버지, 아버지, 나.. 이렇게 3대가 함께 살면서 끈끈한 가족애를 느끼던 시절은 현대사회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드라마속 소재가 되고 말았다. 어쩌면 오늘날 가정은 온 식구가 모여 따뜻한 식사조차 함께 먹을 수 없는 잔인한 시대에 직면해 있다. '가정'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 나만의 착각일까? 우리말의 '식구'의 개념은 "한솥밥을 먹는 사람"을 뜻한다. 가정은 따뜻함이다. 힘들고 지친 사회생활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이기도 하다.


'남에게 베풀고 이치에 맞게 행동하며 비난을 받지 않게 처신하라..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니라'


있어서 베풀고 없어서 베풀지 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쩌면 우리사회에서 지금까지 배품의 과정을 보면 있는사람보다 없는 사람들이 베품의 가장자리에 서 있다. 없는 사람들의 베품은 없어봤기때문에 없는 사람들의 고충을 한층 이해하고 공감하기때문에 베품에 대해 인색하지 않는다. 사람은 짐승과 다르게 나이가 들수록 인간적으로 성숙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순간순간 '나눔'의 실천이 필수다. 그것이 이치에 맞게 행동하고 도리를 다하는 길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늘 욕먹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사람으로서 인색하고 도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이다. 이웃과 함께 도리를 지키며 나눔의 실천만이 비난받지 않는다.


'악을 싫어해 멀리하고 술을 절제하고 덕행을 소홀히 하지 마라..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니라'


술은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되지만 과하면 취하게 되고 온갖 실수를 하며 추태의 온상이 된다. 종국에는 술로인해 생을 일찍 마감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술에 자신의 정신을 절개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행,불행은 내가 숨쉬고 살아 있기때문에 느낄 수 있다. 맺힌 마음과 부정적인 시각으로 살지 말고 긍정적이고 열린마음으로 생각한다면 어려운 일도 잘 풀린다.


'존경하고 겸손하며 만족하면서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가르침을 들으라..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니라'


적은 것을 가지고도 만족할 수 있다면 당신은 부자다. 많은 것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모르고 감사할 줄 모르면 가난한 사람이다. 생각의 차이가 세상을 바꾼다. 조금 안다고 우쭐대지 말고 늘 경청하고 낮추는 자세야말로 자기 삶을 새롭게 다질 수 있다.


'세상일이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걱정과 근심이 없어 편안한 것..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니라'

세상을 살다보면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는게 아니다. 때로는 사업에 실패하고 실직해 실의에 빠지거나 힘든 과정을 겪는게 세상 이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상의 복잡한 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으로 살아가는 삶..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책을 통해 삶의 방향과 지침이 되었던 법정스님의 법문집 '일기일회'는 이렇게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내마음속 깊은 곳에 새기며 글로 읽고 글씨로 표현한 내용을 재래식 전복 채롱에 담았다. 태풍에 떠 밀려 온 재래식 전복 채롱을 신전 해수욕장(진도군 조도면 신전길) 에서 수거해 글씨로 표현하기로 했다.

수하식 전복 채롱

여기서 말하고 있는 수하식 ''전복 채롱 통'의 역사는1985년부터 갈파래를 먹이로 한 수하식 양식채롱으로 치패의 적정 수용밀도를 구명하였고 1987년에는 전복류의 우량형질 선발을 위해 제주도산 까막전복과 여수해역에 서식하는 참전복 치패를 동일한 사육환경 조건하에서 4년 남짓 사육하여 두 종간의 성장 형질 비교 실험을 실시하면서 점차적으로 완도, 진도 조도 해역에 이르기까지 널리 보급되었다. 특히, 새섬 조도 인근 해역에서의 전복 채롱 활용은 작은 채롱 통에서 최대한 전복을 다량으로 키워내기 위한 방식으로 오늘날 대규모 전복 가두리 양식의 이전 단계다. 아직까지도 소규모 전복 양식을 하는 어민들은 이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전복 채롱에 작품화 했다.

유기산 빈 통 상하(上下)를 절개한 후 다시 섬세하게 그물로 봉합해 만든 수제식 전복 채롱 통은 대체적으로 다른 어업에 종사하면서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전복 양식을 하는 어민들의 전통 어구다.


한낮 솔솔 불어오는 시원한 여름 바람을 맞으며 5일 동안 채롱 통에 글씨 새김 작업을 진행했다. 보잘 것 없었던 전복 양식 채롱 통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물을 떠나 바다가 아닌 뭍에서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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