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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ul 26. 2023

제7편_ 겸손, 낮은 곳으로

나의 행복도 나의 불행도

모두 나 스스로가 짓는 것

결코 남의 탓이 아니다.

나보다 남을 위하는 일로

복을 짓고 겸손한 마음으로

덕을 쌓아라.(출처: '법구경' 중에서)  

   

겸손은 나를 최대한 낮추는 데 있다.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신의 헛된 아집과 욕망을 내세우지 않는 것... 그렇다고 본인의 가치를 낮추고 소극적 형태를 띠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겸손은 거침없이 여쭤봅니다. 지금까지 올바른 삶을 위해 노력해 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감동과 감응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에게 교만의 잣대를 재본 적이 있는가?  

   

겸손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흐르는 물에서 겸손의 철학을 배울 수 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낮은 자세로 산과 강이 만나 드넓은 바다가 된다.    

 

은은한 편백향이 묻어나는 나무판에 글자를 새겼다.

비록, 폐목은 아니었으나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나무다. 최대한 붓터치 선까지 살리려고 했다. 서각으로 표현되는 모든 글씨는 원형 그대로를 복원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더욱 힘겨운 작업들이 수반되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원본 자체의 글씨를 폐목에 옮기는 과정에서 원본 모사의 정확도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 무엇보다 매끈하게 빠진 생나무에 비해 폐목은 오랜 풍파에 시달려 제멋대로 형상화되어 부분적으로 폐이거나 거칠기 때문에 완벽하게 가공처리가 힘들다는 점을 밝힌다.


*서각 비하인드>>

1. 한지나 화선지에 묵(墨)을 수놓을 때 붓터치에서 밀려드는 번짐 효과나 각종 먹물 효과를 최대한 살려내는 것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2. 폐목자체가 현격하게 밝은 이미지라면 글씨가 돋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밝은 느낌을 상쇄시킬 수 있는 락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3. 색 입히기에서 절대 금기시해야 하는 대목은 색이 100% 건조가 안된 상태에서 광택제 투명 락카를 뿌려서는 안 된다. 덜 마른 상태에서 투명 락카가 투영되면 색 번짐이나 고유의 색을 변질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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