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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ul 29. 2023

제11편_ 꽃 피는 봄날에...

큰댸목(전남 진도군 조도면 신육리)을 35년 만에 배 이용해 폐목 수집에 나섰다. 학창 시절 때만 해도 한 씨 집안이 이곳에 터를 잡고 멸치잡이를 했던 곳이다. 마을을 구성하고 있던 신전마을(전남 진도군 조도면 신전길)에서 대략 10km 정도 떨어져 있는 산 너머 외딴곳이기도 하다. 아직도 옛길이 남아 있지만 도보로 걸어서 가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곳이기도 하다.

폐목 수집을 위해 큰대목에 정박중 인 FRP 선박

큰 대목에서의 폐목 수집은 순조로웠다. 비닐, 스토리폼, 폐부표, 밧줄사이로 뒤엉켜 있는 원통형 통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길이가 3m는 훌쩍 넘어 보였고 둘레는 30cm가량 돼 보였다. 혼자의 힘으로 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변에 널려있는 폐 밧줄로 통나무를 두 갈래로 엮어서 힘겹게 바닷물로 옮겨 선미 쪽에 여유 있게 밧줄로 연결해 수십 킬로 떨어져 있는 마을방파제로 예인(曳引)하기에 이른다.

방파제 공동 크레인을 이용해 미리 준비된 지인의 트럭에 싣고 석산 자연 농원으로 옮겨 거치한 다음 3일 정도 건조한 후 본격적인 서각 작업에 돌입했다.

통나무 서각 작업을 하고 있는 석산 작가

누구라도 이곳을 지날 때면 잠시 머물며 폐목 작품들을 감상하며 힐링의 장소로 조성 중인 석산 자연 농원은 완공 일은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 자연과 더불어 함께 공존하는 농원을 꾸미겠다는 것이 작가로서의 마지막 소망이기 때문이다.

"꽃 피는 봄날에 아니온 듯 다녀 가소서"

*서각 꿀팁>>

1. 원형 통나무의 경우 글자가 들어가는 부분과 주변에 먼저 글자 새김에 용이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대패(전기 대패, 사포) 정리가 필요하다.  


2. 글자 사이즈는 폐목의 크기에 비례하기 때문에 글자 수에 맞게 포토샵 픽셀값을 유추해 프린트를 해서 새김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3. 작품 거치를 실내가 아니라, 실외 거치의 경우 바람과 비, 미생물의 접근으로 인해 오래 보존하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나무 썩음 방지용 오일스텐의 양을 실내에 거치한 폐목보다 2~3배 정도를 발라줘야 하며, 작업 후에도 한번 정도 더 바르는 게 좋다.

 

4. 오일스텐은 기존 서각 작품활동을 오랜 시간 했던 작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페인트 업체, 전문적으로 오일스텐을 다루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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