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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ul 28. 2023

제10편 상처

행복한 사람도, 불행한 사람도 인생을 살다 보면 상처를 입게 된다.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행ㆍ불행의 척도가 달라진다.


상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상처를 입고 절망 속에 살아가는 유형, 쓰라린 상처를 치유해 다시 희망을 찾아가는 유형이다.


절망 속의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 내 안의 의식 속에서 사라질지언정 무의식 속에서 생생하게 자리하고 있어 나를 괴롭힌다. 이런 마음의 상처는 우울감을 유발할 수도, 극한의 선택지로 발길을 옮기기도 한다.


남녀 간의 사랑에도 절망의 상처는 존재한다. 서로 좋아 만나고 사랑을 하고 함께 사는 동안 즐겁고 행복한 마음보다는 미움의 싹이 뜨다 보면 사랑을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악마의 숨겨진 힘으로 서로에게 씻지 못할 상처로 남아 버린다.


그렇다면, 희망의 상처는 어떤 것일까?

지난 2023년 7월 장맛비로 순식간에 하천수 6만여 톤이 유입되어 시내버스를 포함 차량 17대가 물에 잠겼고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청주 오송 참사를 기억할 것이다. 그곳에 화물차 기사 유병조(44)씨의 도움으로 시민 3명을 구했고, 그 과정에서 유 씨는 손가락 군데군데 물집이 터지고 쓸려 피투성이가 된 기사를 접했다.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사지에서 구해 낸 유 씨의 손가락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사라지겠지만 늘 오송지하차도를 지날 때마다 그날의 참사를 회상하며 애통한 마음도 있겠지만 유 씨에 의해 살아남은 3명은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다.


사계절 가운데 '봄'을 "희망"에 비유한다. 겨우내 혹한의 날들을 이겨 낸 나무에서 피어나는 곱고 아름다운 꽃들을 보더라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상처가 절망만은 아니다. 상처에서 고운 수채화가 나오고 봄의 희망이 자란다.'


우리는 봄을 기다리며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희망이 없는 삶은 정지된 뇌와 같다. 상처 입은 감정은 마음의 통증으로 고스란히 피어난다. 상처를 주지 않고 받지도 않은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상처의 씨앗이 자라지 못하도록 스스로 경계하고 예방하는 습관 외에는 뾰족한 답이 없다.


*서각 비하인드>>

1. 기존의 글씨 배치가 가로로 쓰이거나, 세로로 쓰였더라도 폐목의 생김이나 모양에 따라 글자를 재배치해 나열할 수 있다.


2. 글자 자간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폐목 작업에 부합되는 쪽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단지 처음 글씨가 쓰였던 부분에 대해 임의로 문맥을 바꾸지 않은 범위에서 허용된다. 특히, 본인의 글씨 외 다른 작가의 글씨나 글을 도용해 서각 작업을 할 경우에는 있는 그대로를 살려줘야 한다.

  

3. 폐목 전체를 본인이 원하는 색으로 색칠할 경우, 표면상 색이 미치지 못한 경우에는  락카 액을 용기에 적당량을 따라 세필 붓을 이용해 덧칠해 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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