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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Aug 14. 2023

제37편_ 취란헌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도 가까이 않고 우로 받아 사느니라.

(출처: 시조시인 이병기 '난초' 중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조 시인을 떠올린다면 응당 가람 이병기(1891.3~1968.3) 선생을 꼽을 수 있다. 시인은 난향을 가까이하며 일제 만행과 세상의 지저분함을 씻었다고 한다. "사람이 아무리 깨끗이 살려고 해도 세상의 더러움을 아니 묻힐 수는 없다."면서 시인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난을 닦고 물을 주며 더럽혀진 세상을 빛나게 광을 냈다고 한다.

취란헌에 아름답게 피어난 난꽃

난초는 '하나의 사랑, 아름다움, 세련미'를 상징한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난초를 사치와 우아함, 희귀한 아름다움을 상징하기도 했다. 특히, 난초는 험준한 산과 벼랑 주변에서 자생하는 특성이 있어 '힘과 인내'의 상징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난에 취한 신선의 집! 취란헌은 난초를 키우고 마니아를 대상으로 판매도 하는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자리하고 있는 난(蘭) 집이다.


가장 난초답게, 난초다운 글씨를 써 주기 위해 고민을 했다. 해송의 솔향이 가득한 나무에 '취란헌'을 얹혔다. 소나무는 가장 흔한 종류의 나무이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다.


취란헌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나무 간판 '취헌'은 난의 아름다운 향기 속에 매일 취해 지낸다고 한다.


*서각 비하인드>>

1. 나무는 한옥을 짓는데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목재로 국내산 육송과 적송을 들 수 있다. 나뭇결 자체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담겼으며 육송과 적송 특유의 천연 광택과 질감이 더해져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2. 서각 작업도 마찬가지다. 서각 칼이 지날 때마다 솔향 가득한 향기는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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