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감옥가면 2032년에...' WSJ오보?
슬로우뉴스가 빚은 혼선
제가 아침마다 즐겨 읽는 뉴스 다이제스트는 <슬로우레터>입니다. 미디어오늘 대표를 역임하신 이정환님께서 공들여 만드는 것이라서 중요한 뉴스를 딱딱 짚어내는 선구안이 훌륭합니다. 날카로운 비판도 번뜩이고요. 그런데 오늘자 슬로우레터에 사실과 다른 점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바로잡아 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자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인터뷰한 기사를 발행한 모양입니다. 이 기사에서 WSJ는 는 조국 대표의 다음 대선 출마가 빨라야 2032년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현재 진행중인 상고심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수감되고, 출소 이후에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가장 빠른 대선출마 시점은 2032년이라고 설명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다고 하면 다음 대선은 2027년 3월에 치르게 됩니다. 올해 안에 조국 대표의 유죄가 확정된다고 가정하면 2026년 만기 출소할 수 있는데요. 그래도 2026년 대선에는 나가지 못하는 걸까요?
슬로우뉴스는 "WSJ가 관련 조항을 잘못 인용했다"고 짚었습니다. 공직선거법 19조는 피선거권 제한에 관한 내용입니다.
제19조(피선거권이 없는 자) 선거일 현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피선거권이 없다. <개정 2013. 12. 30., 2014. 2. 13.>
1. 제18조(選擧權이 없는 者)제1항제1호ㆍ제3호 또는 제4호에 해당하는 자
2.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아니한 자
3. 법원의 판결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여 피선거권이 정지되거나 상실된 자
4. 「국회법」제166조 (국회 회의 방해죄)의 죄를 범한 자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형이 실효된 자를 포함한다)
가.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나.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다. 징역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10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5. 제230조 제6항의 죄를 범한 자로서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형이 실효된 자도 포함한다)
슬로우뉴스는 "조국은 모두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출소하고 나면 곧바로 피선거권이 생긴다는 거죠."라고 짚었습니다.
그런데 슬로우뉴스가 뭘 착각한 모양입니다. 공직선거법 19조 2호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아니한 자>를 잘못 해석했습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을 살펴봅니다.
제7조(형의 실효) ① 수형인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 경과한 때에 그 형은 실효된다. 다만, 구류(拘留)와 과료(科料)는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때에 그 형이 실효된다.
1. 3년을 초과하는 징역ㆍ금고: 10년
2. 3년 이하의 징역ㆍ금고: 5년
3. 벌금: 2년
조국 대표가 징역 2년이 확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되기 때문에 형 집행 종료, 즉 만기 출소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나야 형이 실효됩니다. 공직선거법은 형이 실효되지 아니한 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므로 조국대표는 출마할 수 없습니다. 올해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고 수감 생활이 시작된다고 해도 만기 출소하는 2026년 이후 5년을 기다린 2031년이 돼야 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치고, 그 다음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다는 가정하에 조국 대표가 출마할 수 있는 시점은 2032 대선이 맞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오보라고 지적한 슬로우레터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송했다고 결론 내릴 수 있겠습니다. 새벽 시간에 힘드실 텐데 그래도 꼼꼼히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슬로우뉴스 화이팅~
슬로우뉴스 홈페이지( https://slownews.kr/109542)에선 관련 내용이 바로잡혀 있네요. 다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