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 절제술 후기
오늘로 26일째다. 아침에 샤워를 하려고 옷을 벗는데 오른쪽 봉합 부위가 뜨끔하다. 살펴보니 가시 같은 것이 삐죽 튀어나와 있다. 아니, 튀어나왔다기보다는 곤두섰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돼지털 같기도 하고 봉합사 같기도 하고 스테이플러 철심의 다리 부분인 것 같기도 하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 재빨리 잡아 빼보려고 핀셋을 이용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딱지가 앉은 부분이 몽땅 떨어져 나갈 것 같아 두려워 끝까지 가지는 않았다. 곧바로 수술받은 병원에 외래 예약을 넣었다.
옷을 입을 때와 벗을 때, 앉았다 일어날 때, 허리를 구부렸다 펼 때 등 자꾸 곤두서있는 가시 같은 녀석이 따끔거려서 임시로 반창고를 붙였다. 바람이 잘 통해야 잘 아문다고 했던 의사의 말이 떠올라 느슨하게 붙여놨다.
몇 년 전 허벅지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은 뒤 몇 달 동안 고생했던 기분 나쁜 기억이 떠올랐다. 국소 마취를 하고 째고 떼어내는 10분도 안 걸리는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이후 몇 개월 동안 상처부위가 발갛게 덧나고 잘 아물지 않아 불편했다. 누르면 따끔한 통증도 있었다. 어느 날 밝은 불빛 밑에서 관찰해보니 가시 같은 게 박혀있었다. 핀셋을 이용해 살살 빼보니 봉합사 실밥 조각이었다. 의사가 실밥을 제대로 빼지 않아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은 것이다. 수술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로 나갔기 때문에 발견한 곳은 해외였다. 한국에 돌아가면 혼쭐을 내줘야지 하면서 실밥 조각을 잘 모셔놨었는데 한국 들어오면서 없애 버렸다. 몇 년이 지난 것 따져봐야 실익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었지만 분한 마음은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오른쪽 봉합 부위 말고는 큰 이상을 느끼지는 않는다. 상복부 봉합 부위는 잘 아물었고 배꼽도 거의 아물어 가고 있다. 식생활은 저자극 비(非)기름을 유지하고 있다. 중간에 라면을 한번 먹었지만 크게 탈이 나지는 않았다. 매운 김치도 슬슬 먹고 커피도 가끔 한 잔씩 마신다. 크게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좍좍하는 일은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