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러브버그는 신맛 때문에 천적 없다고?

차에 묻고 20분 내에 안 닦으면 큰 일?

by 선정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에 대한 섣부른 언론 보도가 넘쳐난다. 어설프게 확인하지 않고 제멋대로 추측해 쓴 기사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많은 언론이 러브버그가 천적이 없는 이유는 맛이 없기 때문이고, 그게 체액이 산성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한다.


<새도 안 먹는다…공포의 러브버그, 천적 없는 이유는 '이것' 때문> 중앙일보

<中서 건너온 러브버그, 천적 없는 이유 '이 맛' 때문이라는데> 경기일보

<새도 안 먹는 ′러브버그′…천적 없는 이유는 ″맛이 없어서?> 연합뉴스TV


일부 유튜버는 러브버그 사체를 쓸어 담아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맛을 전하기도 한다.


다른 매체는 <"앗車車車" 차에 붙은 러브버그 20분 내 제거 안했다간…>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러브버그의 체액이 산성이기 때문에 20분 내로 제거하지 않으면 자동차 페인트가 상한다고 전한다.


그렇지만 이미 러브버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에선 이미 연구를 마친 상태다. 비슷한 문제제기도 많았고 팩트체크도 끝난 상태다. 미국의 러브버그는 한국에서 대발생한 종과는 가까운 친척관계다.


매년 러브버그로 골치를 썩인 플로리다주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진은 이렇게 밝힌다.

러브버그_플로리다대학교.png

러브버그의 체액은 중성이다. 하지만 자동차에 부딪혀 러브버그의 내장(특히 알)이 자동차 표면을 뒤덮은 상태로 햇빛을 받으면 24시간 이내에 산도가 낮아진다.(강한 산성을 띄게 된다는 뜻). 그렇지만 24시간 이내에 물로 불려 닦아내면 별다른 손상을 입지 않는다고 한다.


죽지 않은 러브버그의 체액이 산성이라서 신맛 때문에 천적이 잡아먹지 않는다는 말도 틀렸다. 체액은 중성이고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찰 결과로는 새와 거미, 사마귀 등이 러브버그를 잡아먹는다. 다만 대발생 기간에는 워낙 많이 한꺼번에 날아오르기 때문에 이걸 한꺼번에 다 먹어치울 만한 존재가 없는 것일 뿐이다.


러브버그_탬파10.png 미국 WTSP, 탬파베이 채널10 홈페이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대통령님 라면 한 봉지 2000원은 왜곡 보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