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아산, 음성, 진천, 이천
가뜩이나 살기 팍팍한데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스트레스가 많은 요즘이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뚫고 간간이 전해지는 가슴 따뜻한 소식들이 있어 기록한다.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 366명(아산 193명, 진천 173명)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2주 동안 격리 생활을 마치고 15일 일상으로 돌아갔다. 장소 선정 과정에서 정보가 미리 유출돼 모 지역의 극심한 반대가 있었고 격리 장소로 선정된 진천과 아산에서도 초기엔 반발이 극심했다. 과도한 공포와 님비 현상이 결합돼 나온 격렬한 반대였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귀결됐다.
정부 당국의 철저한 조치로 주변 확산 같은 불행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격리 생활 장소 내부의 감염 전파 등 불상사도 보고된 바 없다. 초기의 반대에 불구하고 진천, 아산 주민들은 우한 교민들에게 기꺼이 곁을 내줬다. 외로운 격리 생활을 하고 있는 교민들에게 따뜻한 격려가 담긴 편지가 날아들었고 혹여나 생필품이 부족할까 각계의 지원도 끊이지 않았다.
교민들도 한결같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교민들은 "시설에서 매일 떡이나 과일과 음식을 넣어주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줘서 고맙다.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살겠다", "낯선 외부인이 들어왔는데도 따뜻하게 대해 준 정부 관계자와 진천 주민에게 '고맙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무 탈 없이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게 돼서 다행이다. 정부는 아산, 진천 음성에 꼭 무언가 크게 도움이 되는 시책으로 주민들의 박애정신에 보답해야 마땅하다. 아니 이미 해당 지역 주민들은 크게 보답을 받았을지 모른다. 아산과 진천, 음성은 박애의 땅으로 기억될 것이다. 3차 귀환한 교민들이 격리 수용돼 있는 이천도 마찬가지.
우리 동네에 감염자들이 들어와 생활한다는 꺼림칙한 마음과 공포를 극복하고 곁을 내어준 지역 주민들의 결단과 용기, 그리고 박애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향후 님비 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두고두고 모범 사례로 소환될 것 같다.
이번 사태가 진정되면 아이를 데리고 꼭 아산, 진천 음성, 이천으로 놀러 가야겠다. 모두 돌아보고 더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그곳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다.
국민 보호라는 임무에 충실했던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도 복 받을 것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7개 중앙부처(행안부, 복지부, 외교부, 국방부, 환경부, 경찰청, 소방청) 공무원 29명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지원단은 우한 교민들이 진천 인재개발원 기숙사에 입소한 지난달 31일부터 이날 퇴소 때까지 교민들과 동고동락하며 24시간 이들을 돌봤다. 진천 덕산읍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 87명의 활약도 눈부셨다고 한다. 이번 세상에 꼭 보답을 받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