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없는 삶을 살지만
그래도 주말이 되면 기분이 좋아
나와 옆지기는 주말이 없다. 주말에도 가게 문을 열어야 하니 평일과 똑같이, 아니 더 일찍 출근해야 한다. 평일에는 떡을 만드는 기사님이 나오지만 일요일에는 기사님이 출근을 하지 않으신다. 그러니 나와 옆지기가 열심히 떡을 만들 수 밖에 없다.
일요일 새벽3시 30분경이 되면 누가 먼저 일어나건 우리는 서로를 깨우기 위해 비적거리며 상대의 방으로 향한다. 각자의 체취가 짙게 뭍어 있는 침대를 발견하면 어쩔 수 없이 다시 이불 속으로 파고 들게 된다. 서로 끌어 안고 십분 정도 흐르면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몸을 일으킨다. 이제 정말 출근해야 하는 시간이다.
가로등 불빛만이 존재를 뽐내는 한산한 도로를 20여분 달리면 가게에 도착한다. 옆지기가 먼저 올라가 떡을 찌고 나는 40분 정도 차에서 더 쉴 수 있다. 이 꿀같은 시간을 나는 보통 미처 다 떨쳐버리지 못한 잠을 채우는 데에 사용한다. 눈 한번 감았다 뜬것 같은데 어느덧 40분이 훌쩍 지나있다. 화들짝 놀라 일어나 서둘러 가게로 향한다. 가게에는 이미 옆지기가 김 모락모락 나는 떡을 하나 가득 쪄 놓았다. 머리를 묶고, 앞치마를 두르고 떡 포장을 시작한다. 해가 길어졌다 해도 아직 어둑어둑 하다. 온 동네 가게 중, 우리 가게와 24시간 하는 감자탕집만 불을 밝히고 있는 시간. 이 때가 바로 내가 일요일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5시이다.
그렇게 차례대로 떡을 찌고 포장하다보면 아침해가 시끌벅적하게 떠올라 온 세상을 비추고 있다. 이정도 시간이 되면 일이 슬슬 끝나간다. 9시다. 옆지기기는 요새 한참 재미 들린 자전거를 타러 나가고 나는 깨끗하게 정리된 가게에 앉아 여유로이 글을 쓴다. 일주일 중 이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 정신은 맑고 적당한 소음이 울리고 나는 하릴없이 손가락을 움직여 별 내용없는 글을 써내려가는 이 시간.
주말에 쉬지 못하면 힘들지 않냐는 주위의 걱정과는 다르게 나는 주말에 쉬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일과 또 다른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주말이 기대된다. 평일보단 한가한 이 시간 동안 글을 쓰는 것도, 조용히 흘러가는 태양을 바라보는 것도 모두 주말에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남들과 조금 다른 주말을 보내지만 나 역시 주말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