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이야기가 넘쳐나는 브런치 스토리에 사랑이야기 하나 던져봅니다.
나와 옆지기는 나이차이가 적지 않다. 아슬아슬하게 띠동갑을 면한 정도랄까. 더욱이 사장과 알바의 관계로 시작한 사이라 '오빠'라는 호칭이 선뜻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상함을 먼저 감지한 것은 옆지기 쪽이었다. 나이차이 많이 나고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쓰다보니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았음을 깨달은 것이다. 옆지기는 바로 내게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할 것을 부탁했다.
"세영아. 오빠라고 불러줄래?"
나는 놀릴꺼리를 찾은 장난꾸러기 마냥 웃으며 답했다.
"오빠라니요. 삼촌이라고 부를께요"
"삼촌은 아니지..."
옆지기는 시무룩해졌고, 나는 내 장난이 먹혀 들어갔음에 기뻐하며 다시 한번 옆지기를 불렀다.
"오빠"
그날 이후로 나는 가게에서는 사장님, 밖에서는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연애가 무르익어갈 수록 오빠라는 호칭 말고 다른 애칭이 내 입에서 툭툭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잠이 많은 옆지기를 반쯤 놀리려고 시작된 신생아라는 호칭이 애기라는 애칭으로 바뀌어갔고, 나만 보면 꼬리 흔드는 것 같은 모습에 돌돌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간지러운 애칭에 옆지기는 많이도 부끄러워했다. 당연히 부끄러웠을 것이다. 그대보다 새파랗게 어린 애가 오히려 당신을 애기라고 부르는 모습이 나도 처음에는 웃기기도, 창피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꾿꾿하게 애기라는 호칭을 사용했고, 돌돌이라 불렀다.
어느샌가 나에게 물들어버린 옆지기 입에서도 애기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를 칭할 때도 있고, 본인 스스로를 애기라고 칭할 때도 있었다. 시커먼 아저씨가 본인을 애기라고 지칭하는 모습이 괴랄해 보일 법도 한데, 내 눈에 씌인 초강력 콩깍지는 이마저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이게 만들었다.
첫 만남 이후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우리의 호칭은 한단계 더 진화 해서 이제 서로를 이쁘니라고 부른다. 이쁘니, 애기.
흔한 자기, 여보, 당신 보다 지금 우리가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더 마음에 든다. 서로를 오롯이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며 애정의 말로 부르는 것 같다. 남들이 보면 우습기도 할테지만 그런들 어떠한가. 우리가 이렇게 사랑하겠다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