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지구]당신은 몇개의 텀블러를 가지고 있나요

위장환경주의를 경계하라 1편

by 섬세영

나는 몇 개의 텀블러를 사용하는 중이다. 가게에서 쓰는 스테인리스컵 하나, 학교에서 쓰는 플라스틱 컵 하나, 집에서 파우더 타먹는 용으로 사용하는 쉐이커 하나. 총 세개 정도의 텀블러가 있다. 세 개 중 스테인리스 컵을 제외한 두 제품은 다른 상품을 구매했을 때 받은 것이다. 나는 이 텀블러들을 꽤나 오랜 시간 사용 중이다. 별 다른 이유는 없다. 그저 새로 사는게 귀찮고, 쓰던 물건이 손에 익어 굳이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이다.


간혹 카페에 들려 커피를 사 마실때면 카운터 근처에 멋들어지게 전시되어 있는 MD 상품을 볼 수 있다. 그 중 대부분을 차지 하는 제품이 바로 텀블러이다. 견물생심이라, 텀블러가 눈에 띄면 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늘 한참 구경만 하곤 한다. 앞서 말한 이유때문에 텀블러를 굳이 안 사는 이유도 있지만, 카페에서 내놓는 시즌별 MD 텀블러들을 볼 때면 이게 과연 정말 지구에 도움이 되는 방식인지 의문이 들어서이다.


텀블러를 만들 때 발생하는 온실 가스 배출량은 놀랍게도 종이컵 제조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의 무려 25배에 달한다. 일회용으로 만들어지는 종이컵이 누적된다면 종이컵을 사용하면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압도적으로 많겠지만, 단지 제조에 있어서는 종이컵보다 텀블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 이는 달리 말하면 텀블러를 오래 그리고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다시 카페의 시즌 MD 텀블러를 바라보자. 저 텀블러들이 시즌이 끝났다는 이유로 사용되지 않고, 이용되지 않은 채 폐기된다면 우리가 아무리 매장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한들 소용 없는 것이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멋진 나'에 취하지 않아야 한다. 혹시 텀블러라는 용기가 주는 새로움에 혹해 본질을 잊어버리지 않았나 되돌아 보아야 한다. 하나의 텀블러를 오래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친환경을 위한 길이다. 우리가 굳이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텀블러를 사용하는 이유는 환경보호 때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텀블러를 사용하면 다른 이점도 있다. 예를들면 이동의 편의성이라던가, 온도 보존에 유리하다는 점 등의 장점이다. 하지만 이 장점은 우리가 환경보호를 하면서 얻는 부가가치일 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점이 환경 보호에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