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기, 같이하기.

내향적인 것이지 소심한건 아닙니다.

by 섬세영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홀로 하는 활동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내가 하는 많은 활동들은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활동들이 대다수이다. 글쓰기, 뜨개질, 인형뽑기, 공부까지. 물론 이들 모두 여럿이서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글쓰기 모임에 나가는 친구도 있고 , 뜨개방에 가면 늘 삼삼오오 모여 뜨개하시는 어르신들이 있다. 인형뽑기도 여럿이 같이 하면 응원하는 재미도 있을테고, 공부도 여럿이 할 때면 혼자 하면서는 알아채지 못한 부분을 깨우칠 수 있기도 하다. 나 역시 이런 저런 모임을 통해 위의 활동을 하지만 그저 나는 이런 활동을 함에 있어서 혼자가 편할 뿐이다.


한달에 한번, 집안의 모든 이불을 짊어메고 집 앞 세탁방으로 향한다. 이불만으로도 내 몸보다 더 큰 보따리지만 내 어깨에는 뜨개할 거리가 한 짐 더 앉아 있다. 그렇게 나는 세탁방에 가서 시원하게 이불 빨래를 하고, 음악 소리 하나 없는 세탁방에 홀로 앉아 뜨개질 하는 시간이 제일 좋다. 세탁기의 웅웅거리는 백색소음이 카페의 소란스러움과 음악소리보다 좋다.


이런 나를 보고 누군가는 소심해서 그렇다며 나처럼 씩씩하게 좀 살라 말하기도 한다. 나도 씩씩하다. 그 커다란 무도회장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입장한 신데렐라처럼 나 역시도 어디든 혼자 잘 들어가고, 어딜 가도 내 의견을 잘 말할 수 있다. 혼자 식당 가서 혼밥도 잘 하고(빕스도 혼자 가봤다.) 혼자 놀이공원도 가봤다. 다시 말하면 놀이공원에서 혼자 식당도 가봤다. 이처럼 나는 그 어딜 가도 혼자라는 사실에 기죽지 않고 그 누구보다 재미나고 신나게 즐기고 온다.


그들은 왜 나를 향해 소심하다고 할까. 그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쏟아져 들어오는 그 모든 감정들로 인해 쉬이 피곤함을 느낄 뿐이다. 나는 사람들과 대화하면 그들의 감정이 지나치게 잘 와닿는다. 작은 불편함도 느껴지고, 작은 배려도 느껴진다. 남들보단 조금 더 섬세하고 세심해서 그런 것이리라. 이런 점 때문에 나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는 상황이 버겁다. 나를 향한 감정이 아니더라도 날이 선 감정들이 오가는 그 장면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그래서 나는 혼자 하는 것이 좋다. 옆지기가 옆에 있어서 늘 든든하고 힘이 되지만 옆지기 조차도 내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할 정도로 나는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글쓰기 하는 이 시간이 참 좋다. 홀로 앉아 조용하게 돌아가는 냉장고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타자 치는 소리만 나는 이 시간이 너무나 좋다. 또한 내 생각을 오롯이 펼쳐 낼 수 있음도 물론이다.


내향적인 사람보다 외향적인 사람이 환영받던 때도 있었다. 이제 이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내향적인 사람을 답답하고 소심하다는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단 혼자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 여겨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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