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어려움과 기쁨

by 섬세영

최근 나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 소재를 떠올리고, 시놉시스를 짜고, 사건을 구성하는 동안 너무나도 즐거웠다. 하지만 소설의 첫 문단을 쓰려고 자리에 앉자 머리가 새 하얗게 변해버렸다. 소설의 첫 단어조차 골라낼 수가 없었다. 고심의 고심 끝에 시놉시스에 쓰인 말을 골라 짜깁어 소설의 첫 문단을 만들어내고, 대사를 써내려갔다. 하루를 온전히 써서야 드디어 6장 분량의 첫 화가 완성되었다. 하지만 결과물은 처참 그 자체였다. 글에서 올라오는 날것 그대로의 냄새와 어색함을 지워낼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파일을 삭제해버렸다.


비단 소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글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매번 새로운 소재를 찾아야 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문체를 다듬는 일, 단어를 고르는 일, 그리고 완성해내는 힘까지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맞다 . 나는 브런치에 글 올리는 일도 늘 쉽지 않았다. 소재를 떠올리는 일은 내겐 어렵지 않았다. 내 글의 주제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제와 소재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를 글로 풀어내는 일은 또 다른 문제이다. 단순 소재만 생각 해서 글을 써내려가기엔 결말을 내릴 수 없는 글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실생활에서 얻은 소재에 철학을 담아내는 일은 길고긴 나와의 싸움이었다. 단어와 문장이라는 씨실과 날실을 얼마나 솜씨 좋게 엮어 내는 지에 따라 글의 완성도가 정해진다. 나는 이 씨실과 날실을 다루는 일에 미숙하다. 때문에 많은 여기에 많은 시간을 할해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인내심이 부족하고 성격이 급한 나는 이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지 못하곤 한다. 쉬이 글의 결론을 내려고 하고, 서둘러 마무리 지으려 한다. 그렇기에 내 글은 어딘가 모르게 늘 용두사미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면서 왜 잘 하지도 못하는 일에 메달리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글을 쓰고, 각자 잘 하는 일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소설을 쓰는 것도 말이다.


하지만 나는 글을 쓰는 일이 좋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좋고, 내가 쓴 글로 누군가에게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점도 좋다. 론 금전적인 이유도 아주 없다고는 하기 어렵다. 혹시나 내가 쓴 글이 대박나는 상상을 하며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것도 분명 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다 가져다 대도 결국 내가 글쓰기를 지속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해서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소재를 찾아내고, 단어를 고르고, 완성을 위해 몸을 베베 꼬며 이렇게 앉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나를 살게 하는 힘이라고 믿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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