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읽었던 만화책에 나온 구절이다. 지금은 채널만 돌리면 나오는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 당시엔 흔치 않던 오디션을 소재로 한 만화책이었다. 주인공들은 오디션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서 다양한 경쟁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 경쟁자 중 한 명이 이 대사를 읊어 줬다. 어린 마음에 그 뜻도 모르면서 '지지자는 불여호지자요, 호지자는 불여락지자니.'라는 말을 외울 때 까지 중얼거렸었다.
어린 시절에 열심히 외운 덕분인지 공자님의 말씀 중 유일하게 암기 할 수 있는 구절이 되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속에 깊이 새겨져 인생의 모토가 된 구절이기도 하다.
잘 하는 것도 좋지만 즐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브런치 생활도 그러하다. 조회수와 구독자수에 연연하던 때가 있다. 브런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말 그대로 조회수 대박이 난 적이 있다. 순식간에 만단위 조회수를 기록하고, 하루 종일 핸드폰이 울려댔었다. 그저 글 쓰는 것이 좋아 시작한 브런치에 이런 급작스런 일이 생기니 어쩐지 그 이후로 조급증이 생겼다. 조회수가 떨어지면 안절부절 못하고 구독자가 늘지 않아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즐겁다. 몇 글자 되지도 않는 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즐겁다. 별것도 아닌 일로 소통하는 일이 즐겁다. 오늘 내 조회수는 10자리수에 들어가지도 못했지만 만 단위 조회수를 기록하던 때 보다 더 마음이 편안하다.
최근 브런치가 시끄러웠다. 브런치의 수익화 때문이리라. 이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물어보는 글을 올려 여러 글벗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브런치 수익화에 대한 내 생각은 결국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로 수렴된다. 브런치가 그 어떤 형태로 개편이 되더라도 결국 남는 사람은 진정으로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것을 즐기는 사람일 것이다.
처음에는 물론 수익에 눈이 먼 사람들이 왕창 몰려 올 수도 있다. 그들이 브런치만의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못버는 이유는 돈 버는 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뭐든 꾸준히 하지 못해서이댜.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일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이다.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올려 왔고, 꾸준히 써 갈 사람들은 수익화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 자신만의 브런치를 가꾸어 나갈 것이다.
브런치 수익화에 대한 내 짧은 생각은 이러하다. 결국 즐기는 자들만 남을 지어니, 걱정하지 말고 우리는 지금의 브런치를 마구 즐겨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