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지구] 친환경에 대한 소고
살아가기 위해 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물건의 구매 역시 너무나 편리하다. 어디서든 손 안의 핸드폰으로 손쉽게 바다 건너의 물건까지 구매 할 수 있다. 필요를 고민하기 보단 통장의 잔고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세상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소비의 지속가능성이다. 세계의 많은 학자들이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그 위험이 나에게 닥칠일이라고 여기지 않고 있다. 에코백을 여러개 구매하고, 카페에서 종이빨대를 사용하지만 시즌마다 나오는 플라스틱 텀블러를 수집한다.
뜨개질은 친환경적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아마 할머니 혹은 그 윗 세대분들의 삶과 좀 더 가까이 있는 행위라 여겨져서 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뜨개질이 생각만큼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뜨개실이 무엇으로 만들어 졌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과거의 뜨개실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kint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양모부터 코튼이나 캐시미어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화학의 발전으로 우리는 더 이상 옷감의 재료를 자연에서만 얻지 않게 되었다. 요즘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실은 자연에서 얻어진 것이 아닌 실험실과 공장에서 나온 것이다. '코튼'이라는 이름이 붙은 실도 성분을 살펴보면 코튼과 폴리에스테르의 혼방인 경우가 많고, 레이온과 아크릴로 만든 실이 전체 판매 항목 중 다수를 차지한다.
다들 구매한 기억은 없지만 알록달록한 뜨개수세미가 하나쯤은 집에 있을 것이다. 이 수세미로 설거지를 하면서 실에 달린 반짝이 털이 빠지는 경험 역시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이 뜨개수세미를 만드는 실이 바로 아크릴 실이다. 플라스틱이라는 소리다.
친환경적으로 혹은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뜨개질을 하는 방법은 물론 있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실의 종류를 바꾸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아크릴 실로 수세미를 뜨는 것이 아니라 삼베실을 이용해 수세미를 만들고, 나일론이라 폴리에스테르가 함유되지 않은 실을 고르는 것이다. 그저 재미로 수세미를 왕창 만드는 일을 그만 두는 것이다. 사용과 쓰임을 고려해 정말 실용적인 뜨개를 지속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단시간 유행하는 제품보다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구매해야 한다. 내 움직임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명심해야 한다. 이 두 문장을 내가 구매하고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적용시켜야 한다.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의식주에도 해당된다. 내가 지금 살기 위해 소비하는 물건이 결국 나를 덮쳐 죽일지도 모른다. 쾌적한 여름을 위해 구매한 유행의류와 에어컨 사용이 결국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여름을 만들고 있다. 매 년 자연재해는 심해진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됨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쉬이 넘긴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삶을 위해 우리의 삶을 포기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내가 아무리 외쳐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작은 목소리는 전 세계를 울릴만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나의 작은 울림이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나의 행동이 내 옆사람을 자각시키고, 그 사람이 또 나아가 그 주위를 변화 시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내 울림이 다만 그대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