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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세영 Feb 15. 2023

정신과일지8] 어느 날의 일기 중...

기름종지의 끓는 점

요즘 나는 치 간장종지에 담긴 기름을 끓이고 있는 상태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고요하지만 먼지 하나라도 떨어지면 미친듯이 부글거리며 소란스러운 기름 같다.한번 끓어 오르면 가뜩이나 없던 기름조차 다 사라져 버린다. 더욱이 간장종지 만한 통에 담긴 기름이라 큰 통에 담긴 기름보다 빠르게 온도가 올라간다.


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평범해보인다. 하지만 속은 너무나도 쉽게 끓어 오르고 있다. 지나가는 아이의 웃음소리도 듣기 싫고, 행복한 연인을 봐도 분노한다.  내 안의 감정이 달아 오르고 있다.


 그 감정의 끝은 결국 자기 혐오로 이어진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싫다. 이렇게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 그냥 죽고싶다.


한없이 한없이 죽고 싶어만 진다.


햇살이 눈부신 날이면 죽기 좋은 날이다 싶고, 구름 낀 날이면 죽어도 상관 없겠다 싶다. 내일이 와도 오늘과 똑같겠지. 그렇다면 사는 것의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살고 싶지 않다. 도망가고 싶다.






안녕하세요. 섬세영입니다.

제 글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먼저 전합니다.


오늘 글은 우울이 한참이던 지난날의 기록 중 발췌한 것입니다. 저는 현재 병원 치료를 받으며 상당히 호전된 상태 입니다. 하지만 지나간 아픔을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해 봅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섬세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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