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은 분리배출을 하는 날이다. 투명페트병, 종이, 캔 등을 잘 분리해 집 앞에 내어두면 수거해 가는 방식이다. 우리집 쓰레기를 내 놓으면서 다른 집 쓰레기를 슥 훑어 본다.
우리집 쓰레기 양이 제일 적다. 그럴수밖에 없다. 우리는 친환경과 제로웨이스트에 진심인 사람 한 명과 그 등쌀에 시달리는 사람 한 명, 총 두명이 사는 집이니 말이다. 어린 아이를 키우거나, 가구원이 많으면 쓰레기 양이 늘어 날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쩐지 우쭐해지는 아침이다.
나는 분리배출에 꽤나 열정인 사람이다. 플라스틱이 재활용 되기를 바라며 깨끗이 닦아 버리고, 작은 약봉투 하나 까지도 비닐로 분류해서 버린다. 택배 박스 같은 경우에는 비닐 테이프를 모두 제거한 상태로 펼쳐서 모아 버린다. 어떻게 보면 참 수고롭고 사서 고생 하는 유난쟁이처럼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내가 사고 만들어낸 쓰레기에 대한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
이런 내게 충격적인 일이 생겼다. 나는 투명 페트병의 경우 내용물을 비운 뒤, 고리까지 잘라내어 분리 배출을 했다. 내가 분리배출 한 투명페트병이 제대로 재활용 될것이라는 믿음으로 공구 사용까지 마다 않으며 고리까지 잘라 낸 것이다. 그러나 어느날 내가 마주한 분리수거장의 모습은 내 뒷통수를 아주 거세게 후려 갈겼다. 잘 분리해 내 놓은 투명페트병이 수거장에서 다른 플라스틱과 마구잡이로 섞여 있는 것이었다. 사실 분리수거장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몰랐을 진실이었다. 우리 층에 사는 4가구 모두 분리 배출을 '잘'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후 나는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은 내가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야 함이다.우리가 구매하는 것은 어쩌면 물건이 아닌 쓰레기이다. '포장'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쓰레기. 과자를 하나 사도 종이 박스와 비닐이 나온다. 매 끼니 식탁에 오르는 김을 먹으려 해도 비닐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다. 책 한권을 사도 택배로 구입하게 되면 비닐 쓰레기가 잔뜩 나온다.
우리는 구매가 너무 쉬운 세상에 살고 있다. 물건을 구입하는 일이 어렵지 않으니 필요 없는 물건도 쉬이 구입하게 된다. 결국은 먼지 쌓이다 쓰레기가 될 물건들이다. 택배 시스템이 너무 잘 되어 있는 대한민국이다보니 직접 가서 구매하면 나오지 않을 쓰레기를 만드는 택배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택배를 이용하면 종이박스와 재활용이 안되는 비닐쓰레기가 나온다. 종이는 재활용이 가능하다지만 접착제가 붙은 테이프는 재활용이 어려워 결국 일반 쓰레기가 된다. 택배를 이용하면 나오는 각종 에어캡과 아이스팩도 문제이다. 둘 다 언젠간 쓰겠지 하는 마음으로 집에 두어도 결국 사용 안하고 쓰래기통으로 가게 된다.
결국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편리하더라도 택배 이용을 줄여야 한다. 직거래를 선호해야 하고 소비에 수고로움을 더해야 한다. 가급적 포장이 덜 된 제품을 구매하려고 의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개개인의 수고가 모여 큰 힘아 되리라 믿으며 글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