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몇 살로 살고 계신가요
나는 15살이다.
이제 오십 일 가량 뒤면 해가 바뀐다. 이 말은 즉 한국식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이야기이다. 올해가 아홉수였으니 내년이면(오십 일 뒤면) 나이 앞자리가 바뀌게 된다. 주위에서는 이 나이 앞자리 바뀌는 일로 심란해 하기도 하고 조급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사실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산지 좀 되었다. 20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두 세살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와닿았다. 20살에게 24살의 군필 선배나, 23살의 사회 초년생에게 28살의 대리님은 엄청난 어른 처럼 보이니 말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그리고 다양한 인간 관계를 맺을 수록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만 남게 되었다. 28살과 39살, 42살과 59살이 한군데 모여 언니 동생 하며 맥주 잔을 부딪히다 보니 엄마보다 나이 많아도 언니, 딸보다 나이 어려도 동생이 되더이다.
한 해 한 해가 흐를 수록 늘어가는 나이를 헤아리기 보다는 경험한 삶의 풍족함을 더 헤아리게 된다. 올 한해 내 삶의 풍족함은 어떠 했는가, 나는 만족스러운 한 해를 살아 냈는가가 더 중요해졌다. 언제나 떠오르는 태양일 수는 없다. 흘러가는 시간에 순응하지만 흐르는대로만 살아가선 안된다.
나이가 몇 살인지가 무엇이 중요한가. 내가 살고 싶은 나이로 살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나는 15살의 소녀의 마음으로 남은 삶을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