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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제이 Apr 22. 2020

요가호흡이 뭐길래

그냥 숨 쉬세요 편하게


요가 수련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 호흡을 얼마나 제대로 했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요가를 다시 시작한 지 1년쯤 되었을 때 나를 좌절케 한 글귀였다. 불가능할 줄 알았던 아사나들이 차츰 가능해지면서 요가에 더욱 재미를 느끼던 때였는데, 그동안 내가 한 건 뭐였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제대로 된 요가호흡이 뭐란 말인가.


20여 년 전 요가를 처음 접했을 때는 '요가호흡 = 복식호흡'이었다. 들숨에 복부 가득 숨을 채우고 날숨에 배를 조이며 숨을 내쉬었다. 숨이 들고나며 배가 오르락내리락했다.


엄밀히 말하면 요가호흡은 횡격막 호흡이라 할 것이다. 코로 들이마신 숨이 폐를 가득 채우면서 갈비뼈는 팽창하고 횡격막(흉부와 복부를 나눠주는 경계선)은 아래로 내려간다. 내쉴 때는 횡격막이 제자리를 찾아 올라붙고 폐에 남은 마지막 숨까지 코로 천천히 뱉어준다. 어깨는 긴장하지 않게 편하게, 배를 일부러 부풀릴 필요는 없다.


횡격막 호흡은 우리 몸의 다양한 근육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횡격막은 장요근(요추에서 대퇴근으로 연결되는 근육으로 고관절 굽힘근이라고 불린다, 장요근에 문제가 있으면 허리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과 연결되고 장요근은 요방형근(허리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과 연결되어 있다. 호흡만 제대로 해도 운동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닌 것이다. 또 우리 몸의 산소는 혈액을 통해 운반되기 때문에 숨을 잘 쉬어야 혈액순환이 원활할 수 있다.


평소 횡격막 호흡을 의식하고 연습하면 좋다. 일상생활 중에도 깊은 호흡은 우리의 심신을 편하게 해주고, 반복할수록 호흡도 자연스레 길어진다. 하지만 요가 아사나를 할 때는 (언제나 그런 건 아니지만) 횡격막 호흡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동작 하나하나 따라가기에도 버거운데 깊은 호흡까지 신경 쓸 새가 없을 것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요가의 목적은 해탈이었고, 해탈을 위해서는 명상이, 명상을 위해서는 호흡이, 호흡을 위해서는 아사나가 필요조건이었다. 아사나 수련으로 육체의 기초를 쌓은 다음 명상을 통해 정신적 자유에 이르게 된다. 좌법을 하고 명상을 할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요가호흡이다. 다양한 요가호흡들을 열거하지는 않겠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사나를 할 때는 자연스럽게 숨을 쉬면 된다는 거다.


힘든 동작을 하거나 긴장된 상태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참게 되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숨이 멈춘 상태에서는 근육이 잘 이완되지 않는다. 특별히 강사의 호흡 지시가 있을 때는 따라가면 된다. 혹시나 강사의 멘트와 나의 호흡이 맞지 않더라도 틀린 게 아니다. 본인의 리듬대로 들이쉬고 내쉬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대상과 상황에 따라 들숨과 날숨을 지시할 뿐이지 완벽한 정답은 없다.


들숨은 보통 에너지를 써야 할 때, 날숨은 동작을 펼치거나 근육을 이완할 때 꼼꼼하고 안정감 있게 진행하기에 적절하다. 하지만 이것도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에너지를 써야 하는 상황인데 근력이 부족하다면 들숨에 움직이는 게 수월하다. 근력이 충분한 수련자라면 날숨에, 보다 꼼꼼하게 움직여도 좋다. 같은 동작도 들숨에 할 때와 날숨에 할 때의 느낌이 다른데, 그 차이를 직접 느껴보고 자기만의 호흡 리듬을 찾으면 된다. 요가호흡에 부담 갖지 말자, 편하게 숨을 쉬자.



(이미지 출처 : 요가저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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