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철현 지음
매일 아침, 기꺼이 인생의 초보자가 되십시오!
다시 한 해의 시작이네요.
당신은 흘러간 시간의 망각과 다가 올 시간의 기대 속에서
무엇을 갈망하고 계시나요?
우리는 시간을 대나무 마디처럼 분절된 단위라고 생각하며
버릴 것과 취할 것을 선택하곤 하죠.
그런데 소망과 소원들이 작년과 변함없이 되풀이되고 돈과 명예 등 세속적 가치가
극대화된 욕망이라면
어쩌면 새로운 태양의 교체는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신년의 태양을 향해 해변과 산 위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유무형의 결심과 일 년 내내 목표 달성과 쟁취에 목말라한다면
우리는 심장을 잃은 허수아비일지도 모릅니다.
외물을 향한 시선은 자신을 알지 보지 못하는 눈먼 장님에 불과하죠.
끝없는 탐욕과 무한 경쟁. 지칠 줄 모르는 속도전으로 질주하는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자신의 심장을 진흙탕에 버리고 빈 껍데기로 살아가는 삶.
과연 나를 바라보며 나를 느끼며
살아가는 삶일까요?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
내가 나를 바라볼 수 있을 때 시간은 멈추고 감각은 살아나며
풍경은 새롭게 보이며 실제의 자아가 탄생하죠.
우리가 깊은 묵상으로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다면
우리는 춤추는 아이처럼 유희의 한 해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심연.
그곳은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연못’이라고 합니다.
즉 ‘위대한 자아’를 만나는 마음의 연못인데요.
침잠한 자아가 낡은 육체와 병든 정신을 벗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곳이죠.
그곳에서 새롭게 태어난 '신성한 자아'는
시간과 대지의 주인이 된다고 합니다.
서울대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의 ’ 심연’이라는 책은
자기 성찰의 4단계인 고독, 관조, 자각, 용기 등을 제시하면서
매일 아침, 인생의 초보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있어요.
고독은 혼자만의 시간 갖기, 관조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발견하기, 자각은 비로소 찾아오는 깨달음의 순간이며 용기는 자기 다운 삶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짧은 아포리즘 속에 깊은 의미와 긴 여운이 메아리치는 문장은 담백하고 정갈해요.
올해 새로운 삶의 법칙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인생 최초의 길잡이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