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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시대

- J.M 쿳시 지음/왕은철 옮김

연기 자욱한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남아프리카
그곳에서 마주한 폭력과 죽음의 처절한 얼굴



내 최초의 미드는

내 나이 10살 무렵 TBC에서 방영된 ‘뿌리’라는 작품이다.

금성 샛별 흑백 TV로 흑인과 백인이 구분되지 않는

아날로그 환경에서 

아직도 기억 생생한 ‘쿤타 키테’라는 이름.

유색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흑인 어린이들. 그들도 희생당했다.


어린 마음에 스토리의 기승전결보다 

나와 다른 서구 인종의 신기한 모습과 노예적 삶을 사는

흑인들에 대한 순박한 동정심으로 부모 몰래 훔쳐보던 드라마.


나중에서야 

7대에 걸친 노예적 삶을 끝내고

미국 아프리카 흑인의 인간해방과

자유를 향한 위대한 도전을 다룬 드라마임을 알았다.




J. M. 쿳시의 ‘철의 시대’

말기암을 선고받은 한 백인 여성의 시선으로 

남아프리카에서 자행된 아파라트 헤이트의 폭력적 실상을

딸에게 보내는 긴 편지로 고발하고 있는 소설이다.

200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J.M 쿳시와 그의 소설 철의 시대


죽음 직전에 목격한 흑인 아이들의 충격적인 죽음과 

‘쓰레기’를 없애 버리는 듯

흑인들을 향해 무자비한 총격을 가하는 백인들.

이에 맞선 흑인들의 저항과 투쟁이 유폐된 그들의 도시

‘케이프 플래츠’에서 검은 연기로 불타 오른다.


혼돈의 격랑 속에서 폭력의 실상을 응시하며 

자신의 무력감에 심한 자책감을 느끼는 ‘커런’ 부인.

그녀는 검은 땅에 묻힌 수많은 흑인들의 얼굴을 밟고 지나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울부짖는다.


저자 ‘쿳시’는 유색인종 차별 정책을 펼친 

백인정부의 폭압과 흑인들의 분노를 끊어질 듯 이어지는 장단의 문장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며 독자들의 공분을 자아낸다.


결국 ‘철의 시대’란 

쇠로 된 살상용 무기를 서로에게 겨누는 전쟁의 시대.

이 참혹함 속에서 주인공 ‘커런’부인은

‘사람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을 사랑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철의 시대'가 아닌 '흙의 시대'를 소망하며.........


#2003년노벨문학상수상

#종달새처럼 솟구쳐 독수리처럼 내려다보는 상상력을 가진 작가

#흙의 시대같은 더 부드러운 시대가 돌아올 때까지

#광기가 왕좌에 오를 때 이땅의 누가 전염되지 않겠니

#일제의 조선인 차별 정책도 똑같다

#남북 분단의 시대도 철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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