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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 베르나르 베르베르/전미연 옮김

떠돌이 영혼이 되어 자신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 작가의 모험




나는 넷플릭스의 ‘디스커버리’라는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럴 테면 이런 것이다.


미래 사회는 사후세계에 대한 과학적 증명으로 4백만 명이 자살을 하는 혼돈의 시간들이다.

심지어 뇌종양을 앓고 있는 환자마저 죽음을 복권 당첨이라 여기는 비일상적인 사건이 이어진다.


그들은 생각한다.

죽음은 잘못된 현세적 삶을 일시에 제거하고 
사후의 세계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찰리 맥도웰 감독, 루니 마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


죽음이 구원이 돼버린 ‘사의 찬미’ 시대.

그렇다면 죽음 이후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 영화는 특별한 기계장치를 통해 죽은 자의 사후 세계를 영상으로 보여주며

영혼의 종착지를 추적한다. 


하지만

그 영혼의 세계는 완전히 이전의 세계와 단절된 곳이 아니라 

단지 예전의 삶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여전히 생전의 삶이 반복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승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줄 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죽음’은 한 소설가의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공상과학적인 추리소설이다.


“누가 날 죽였지”라고 시작하는 소설의 첫 구절은 꽃 향기를 맡을 수 없는 한 작가의 의문으로 시작된다.


영혼의 중계자 ‘영매’와의 접촉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직접 수사하는 주인공 ‘가브리엘’


이승과 저승을 번갈아 교차하며 

살인자의 뒤를 쫓는 잠입과 탐문 수사의 절묘함은 셜록 홈즈를 능가한다.


떠돌이 영혼들의 순간이동과 자유비행이 시공을 초월하여 

박진감 있게 연출되며 결국 범인을 찾게 되는데…..


고양이의 눈으로만 보인다는 영혼들은

낮과 밤의 구분 없이 인간들 속에서 공기처럼 흐르고

다시 인간의 몸으로 이어지는 환생과 윤회는 동양적 세계관과 맥을 같이 한다.

전 2권으로 구성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



과학 기자 출신인 저자가 2g의 영혼의 존재와 샤먼에 대한 체험적 신뢰는 이 소설의 바탕이 되었다.


과학적 상상력이 죽음 이후의 세계까지 확대된 이 소설은 으시으시한 제목과는 달리 전 2권을 하루 저녁에 읽을 수 있는 유쾌 발랄한 이야기이다.


특히 작가는 

그동안 프랑스 문단에서 홀대받아온 설움을

등장인물인 ‘가브리엘’을 내세워 추리와 SF 등 장르문학을 폄하하는

프랑스 문단과 설전을 벌인다.

결국 상대진영의 대표적인 영혼들이 총동원되어

벌이는 노선전쟁은 ‘압도적인 상상력’그 이상이다.


무더운 여름.

이 두 권이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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