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양에게 길을 묻다

-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양승조 의원 어디로 가나 


口是禍門(구시화문) '전당서 설시'편에 나오는 구절로 '입이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라는 뜻이다.


도둑질을 했는지 아닌지가 중요하지 도둑질을 신고한 사람이 문제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BBK 의혹을 제기했지만 그쪽에서는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고 결국 당선돼 이 상황까지 이르지 않았느냐?



양승조 의원이 박수현 전 충남도시사 후보의 불륜설의 배후자로 지목되자 부적절한 말로 설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이 발언에 대해 박수현 지지자들은 노발대발했고 결국 후보 사퇴라는 충격적인 결말에 이르게 되자 양승조 의원에 대한 저주스러운 비난이 지역을 강타했다.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던 박수현 후보가 불명예스럽게 낙마하자 이제 충남도지사 후보 경선은 양자구도의 양복(양승조 대 복기왕) 전쟁이 새롭게 충남 벌에서 일어나고 있다.

 박수현 전 후보가 선당후사의 훌륭한 정신을 보여주었다며 그의 사퇴를 안타까워한 복기왕 후보  (페북 사진 참조)


이 싸움의 최고 격전지는 인구 비중(211만 명 중 63만 명)과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권리당원의 비율(5만 명 중 1만명 20%)을 볼 때 천안이 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이 승패의 결정적인 망치를 쥐고 있는 박수현 지지자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이유이다. 

최근 박수현 후보의 사퇴에 따른 지지자들의 반응을 볼 때 양승조 의원의 지지로 돌아서기에는 인간적 배신감과 지지 후보를 잃은 정치적 내상이 골수에 맺혀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양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충남 도지사를 향한 양복전쟁

더구나 최근 3월 6일과 7일에 실시된 충남 도지사 민주당 적합도 조사(입소스 주식회사)에 따르면 천안 지역에서 박수현 후보는 13% 정도의 지지를 얻고 있는데 이 지지율이 만일 복기왕 전 아산시장에게 흡수된다면 양승조 의원은 필패의 지름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양 의원은 더불어 민주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자기 득표율 -10%'라는 감산 페널티를 안고 양복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양 의원의 자승자박식 설화는 이뿐만 아니다.

지난 2016년 3월 25일에 천안아산경제정의 실천 시민연합에게 제출한 '정책선거 실천과 재보궐 선거 방지를 위한 서약서'에도 잘 나타나 있다.

 제4항에 따르면 '본인의 원인 제공으로 인해 재보궐 선거를 실시하게 될 경우 본인의 선거 비용 보존 환수 등 재보궐 선거 비용을 본인이 책임질 것을 서약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서약서 공개로 곤혹스러운 입장이지만 당시와는 정치 상황이 크게 변화했고 정권교체와 지방분권이 강화되는 시대를 맞이했다며 거듭 사과의 말을 드리겠다"


하지만 그는 사과의 말만 되풀이할 뿐 실제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겠다는 실천 계획은 전혀 언급이 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는 양 의원의 식언은 정치 불신을 야기하는 적폐적 요소이며  자신의 정치적 야욕만을 생각하는 대국민 기만술에 불과하다는 것이 지역 여론이다.


정직과 신뢰의 자양분으로 국민의 참삶을 설계해야 하는 정치인이 금기시해야 될 절대적인 요소가 거짓과 실언인데 양의원의 발언은 참으로 공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면목이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다.


이후 충남 도지사 후보 경선이 본격화될 경우 이 문제는 계속적으로 문제제기될 것이며 설령 양 의원이 민주당의 후보로 결정되더라도 상대당 경쟁 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양승조 의원은 현재 문재인의 사무총장이라는 선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본인의 선거전략에 이용하겠다는 술수인데 정말 양승조 의원은 친노에서 출발한 친문의 사람일까?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문재인과 양승조


양승조 의원은 2002년 한나라당에 입당했고 그 후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후보 특보를 거쳐 201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민자당 출신의 손학규 전대표의 선대본부장을 맡은 이력으로 친손학규 계열로 분류되는 인물이었다.  이 사실에 대해 본인도 디트뉴스 24(2018.2.22)에서 고해성사를 했다.


2015년 2월 11일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였던 문재인은 양승조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다. 하지만 그가 문재인 대표의 사무총장으로 근무했던 기간은 그 해 2월에서 6월까지 단 5개월에 불과했다. 

이 짧은 근무 경험으로 친문이라는 계급장을 달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새정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2015년 3월 9일: 천정배 의원 탈당

2015년 4월 30일: 반노 진영, 문재인 대표 사퇴 주장,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요구

2015년 5월 8일: 조경태 문재인 대표 사퇴 주장

2015년 5월 20일: 안철수 새정연 정치혁신 위원장 수락 거부

2015년 6월 4일: 박지원, 새정연에서 분당이나 신당 준비


그야말로 문재인 대표 시절 새정치 국민연합은 반문 세력들이 문 대표의 재신임을 물으며 막말과 악담을 퍼붓었던 군웅할거의 춘추전국시대였다. 이때 양승조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표를 위해서 과연 무슨 일을 했을까?

새정치국민연합의 양승조 사무총장

진정 문 대표의 사무총장이라면 당내 갈등을 조정 통제하고 반문 세력들로부터 십자포화로 집중 공격당하는 문 대표를 온몸으로 보호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단 5개월 만에 물러나고 말았다.

그런 정치인이 친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문재인의 국정철학을 계승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위이며 아전인수격인 일이다. 

양 의원은 박수현 전 후보가 친문 마케팅을 일삼을 때 일침을 가했던 본인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누구 이름에게 기대는 건 초선이나 재선이 하는 것이다. 뜻을 같이하고 성원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최소한 광역단체장급 이상이면 누구에게 기대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6.13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 전략에 따라 양승조 의원의 충남도지사 도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은 121석이며 자유 한국당은 116석이다. 재보선 지역은 7개(민병두 지역 제외)인데 이 중 민주당이 최소 6개 지역에서 승리를 하면 127석이 되면서 제1당을 유지할 수 있고 친여권 성향의 정당과 합산을 한다면 151석으로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다. 

범여권 진영은 민주당 127, 민주 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친여 무소속 3석으로 총 151석으로 과반수 확보, 범야권 진영은 자유 한국당 116석, 바른 미래당 30석, 대한 애국당 1석, 친야 무소속 1석 등 총 148석 확보(조한규 정치학 박사 글 참조)
민주당의 과반수 확보와 1당 사수는 문재인 정부의 개헌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핵심 과제임


이런 상황에서 서울과 충남을 비롯한 7개 권역에서 8명의 현역의원이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선다면 민주당은 113석으로 내려앉게 된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원내 과반수는커녕 제1당 사수도 힘겨운 형편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현역의원 출마 최소화를 내걸고 '원내 과반수 확보와 제1당 사수'라는 선거전략을 수립하였다. 원내 과반수 확보는 국회의장, 국회 사무총장, 상임위원장 등을 차지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며 제1당 사수는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확보하기 위한 절대적인 요건이다. 이를 실패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국정 동력은 급격히 추락할 것이며 과거 세력들의 잘못된 적폐 청산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세기적인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이런 정세 인식 속에서 이춘석 사무총장이 "광역 출마자 의원은 2~3명'이라고 못 박은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재호(부산 남구들) 의원은 부산시장 불출마를 선언했고 전남지사 후보였던 이개호(전남 담양, 장성, 영광, 함평) 의원도 출마를 포기했다.

출처: 오늘의 유머 개헌완성 참조

충남과 가까운 대전의 박범계 의원은 "국회에서 저를 선량으로 만들어주신 유권자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겠다"며 대전시장 불출마 선언을 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은 지방선거의 흥행적 요소를 갖고 있으므로 치열한 내부 경선을 통해 민주당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고 경남지역문재인 대통령의 PK지역이라는 상징성을 볼 때 당선 가능성이 높은 김경수 의원의 차출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인천, 대전, 충남, 충북 지역의 해당 의원에 대한 정치적인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충남의 양승조 의원은 어떤 선택을 해야 될까?


물론 일각에서는 안희정의 몰락과 박수현의 이탈로 악화된 지역 여론을 틈타 자유 한국당의 이명수 의원과 이인제 전의원의 전략 공천설이 흘러나오자 중앙당 차원에서 현역의원의 출마를 경남, 인천, 충남지역으로 한정해야 된다는 지적과 제3의 후보를 전략공천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여의도에서 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서울과 경기지역에 대한 지방 선거의 흥행요소를 완전히 무시하는 단편적인 판단이며 중앙당의 전략공천론 또한 후보 당사자들이 반발이 예상되므로 쉽지 않을 것이다.



국회의원 4선 출신의 양승조 의원

그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과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사무총장 등을 두루 거친 민주당 중역 중의 중역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역설적이게도 중앙당 내에서 양 의원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본인이 말했듯이  "마지막 남은 역할이 당 대표나 원내대표 정도"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다.

두 정치인의 역할분담으로 지방분권 시대를.  (페북사진 참조)

그것이 힘들다면 다른 행선지는 행정부 쪽인데 그는 "총리나 장관을 한다면 길면 2년 정도밖에 못한다. 하지만 도지사는 4년이라는 공식적인 임기가 보장된다"며 충남도지사 출마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내비쳤다.

비록 자신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지표와 철학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충남도지사 후보라며 출마의 변을 미사여구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과 정치적 노후를 보장하고자 하는 과유불급의 탐욕에 불과하다.


이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붕새의 길을 걷지 않고 지방 정부의 수장으로 자신의 개인적 정치 소임을 다하고자 하는  뱁새의 길은 양 의원이 가야 될 正道는 아닐 것이다.  

도리어 중앙 정치는 노련한 양승조가, 지방 행정은 보다 젊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다른 후보에게 맡긴다면 지방 분권 시대를 맞는 충남의 입장에서는  환상적인 커플이 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원팀 정신이다.

이것이 불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아직 시간이 충분히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따듯했던 동행, 이인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