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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 Picture

- 월가의 변호사 벤은 왜 사진작가가 되었을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끝나는 걸 두려워하면서 읽는 소설 - 뉴욕타임스



나는 지금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

내가 살았던 인생을 완전히 소멸시키고 다른 사람의 삶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처음 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실수와 실패의 연속, 살면서 필연적으로 느끼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 
현재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삶이라면 과감히 용도 폐기한 채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고정된 삶을 일순 탈바꿈하여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으로 살고 싶다면 과거와 단절된 은둔적인 삶을 살아가야겠지만 다른 사람으로 신분을 위장한 채 일상적으로 살아가기란 어렵다. 

하지만 만일 가능하다면 그것은 축복된 삶일까? 아니면 불행한 삶일까?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2013년 7월 4일 개봉


'빅 픽처'는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삶을 그리고 있다. 물론 그것은 의도된 삶이 아니라 아주 우연히 발생한 사건에 따른  우발적  꿈의 인생이다.

월스트리이트의 돈 잘 버는 금융인에서 신분 세탁으로 사진작가로 살아가는 인생 이것은 마치 '달과 6펜스'에 등장하는 '스트릭랜드'와 박범신의 '소금'의 등장하는 인물과 유사하다

증권회사 직원에서 화가로, 변호사에서 사진작가로.

이 세 작품의 유사성은 가족과의 단절, 직업의 바꿈, 신분 세탁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일상의 반복적인 삶에 염증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


'빅 픽처'는 아주 빠른 속도로 사건이 전개된다. 마치 스릴러 범죄 소설을 읽는 느낌과 새콤달콤한 연애소설을 읽는 듯한 로맨틱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거대한 자연 풍광 속에 전개되는 서사는 생태적인 재미도 줄 뿐 아니라 사진 전반에 대한 전문가 이상의 풍부한 정보들을 담고 있어 책 읽는 맛을 배가시킨다.


한 권의 소설을 쓰기 위한 작가의 노력은 전 페이지에서 엿볼 수 있다. 월가 변호사의 전문적인 업무, 요트의 조작능력, 거미줄 같은 도로 정보, 미국의 지리적인 특징과 도시의 정보,  시체 처리 방식, 와인의 종류 등 꼼꼼한 자료 수집과 치밀한 구성은 그의 작가적 능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소설임은 분명하다.

 이 소설을 읽는다면 더글라스 케네디의 또 다른 작품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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