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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여행법

- 강명관 지음



끊임없이 책을 떠올리며 틈나는 대로 기록한 26일간의 인도, 스리랑카 여행


강명관은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이며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조선의 뒷골목 풍경'등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학생을 가르치고 광서가 처럼 매상 읽고 쓰며 낯선 곳으로 떠나기를 일상으로 삼는 활자 중독자이다.


'책벌레의 여행법'은 인도 뭄바이에서 고야를 거쳐 서남쪽 방향으로  첸나이까지 이동한 후  스리랑카 아누라다푸라로 넘어가  콜롬보에서 마친 26일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


생애 한 번은 꼭 가고 싶다는 인도. 한반도의 14배의 크기와 세계 2위의 인구를 가진 나라.

뉴델리의 상징물, 인디아 게이트(사진 참조: 휴머니스트 출판사)


세계 4대 문명 중의 하나인 인더스 강 문명과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이지만 영국의 오랜 식민지 지배를 받았으며 악랄한 계급제도인 카스트가 남아 있는 나라. 또한 여성에 대한 집단 강간과 윤간이 일상처럼 벌어진다는 여성 혐오의 나라.

교통지옥과 청결 상태가 최악이라고 소문난 나라.

이런 인도를 왜 우리는 꿈꾸는 걸까?

아마 인간의 적나라한 본능적 속성을 꿰뚫어 볼 수 있으며 아무런 거짓과 포장도 없는 삶의 모습을 통해 인간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아닐까?

무엇보다 신들의 나라인 그곳에서 인도 성지를 방랑하며 접신의 황홀감을 맛보기 위한 고행지로서 최적의 장소일 것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갠지스강의 마력은 충분히 여행자들을 유혹하기에 적당할 것이다.


뭔지 모를 신비와 애매모호함이 흘러넘쳐 언제 가는 한 번 가고 싶은 인도임은 분명하다.




저자는 힌두교와 이슬람의 나라에서 불교의 나라로 이동하며 엿보고 살피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수록하였다.

특이 하게도 이 책은 여행서를 표방하지만 파노라마 같은 풍경사진이 거의 전무한 황폐한 여행기이다.

마치 하루키의 '먼 북소리'여행기처럼 글자의 행렬뿐 이다.

저자의 필력에 대한 우월한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혹 마땅한 사진이 없거나 편집자의 의도인지 알 수는 없다. 조금 관련 사진 없이 책을 독파하기란 벅차다.

힌두교의 만신전, 라푸람(사진 참조: 휴머니스트 출판사)


거의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완독이 불가능한 여행기이다. 저자의 여행지가 궁금하다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봐야 한다. 하지만 저자의 동선에 따라 세밀하게 서술하고 있어 약간의 상상력이 더하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또한 힌두교와 불교 미술의 정교한 아름다움과 신과 종교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잘 담고 있다. 때론 지나치게 세속화된 종교에 대해 우려스러운 걱정도 담고 있으며 인도 독립의 영웅인 간디에 대한 쓴소리를 툭툭 내뱉고 있다. 간디의 상징물인 물레의 허상과 카스트 제도의 개혁에 반대한 그의 이력에 의문을 달기도 한다.

이 책은 여느 여행기와 달리  인도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책들을 불러와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사 편력기, 간디 자서전, 인도는 울퉁불퉁하다 , 마하자 라타 등을 통해 인도의 역사와 종교, 정치, 사회 문화적인 배경을 담고 있어 보다 더 인도를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여행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행이란 의지로 혹은 불가피한 우연을 기회로 낯선 곳에 자신을 밀어 넣고 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하는 것


진정, 생애 단 한 번  인도와 스리랑카 여행을 꿈꾼다면 '책벌레가 쓴 여행기'가 당신을 인도할 것이다.

그곳에서 무엇을 얻던 우리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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