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보험설계사가 됐을까?

by 집필앤하이드

보험설계사들과 몇 차례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단골 질문은 이것이었다. “왜 보험설계사가 되셨어요?” 많은 이들이 한결 같이 말한다. “보험을 직접 경험해 봤기 때문”이라고.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들은 고객으로 시작한다. 본인이나, 가족, 친구, 가까운 사람이 보험금을 받아 실제로 도움을 받았던 경험이 보험의 가치를 확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보험은 단순히 상품이 아니라 삶을 지탱해 주는 보호 장치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평생 보험이 필요하다 느끼지 않았다는 건 역설적으로도 운이 좋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큰 병원 진료나 사고 없이 살아온 이들은 보험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한다. 나 역시 그중 하나였다. 그러다 보니 보험은 늘 '남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일단 보험의 효용을 깨닫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신뢰할만한 설계사를 만나 제대로 가입한 사람들은 그 설계사를 오래 곁에 둔다. 친분을 넘어 '믿을 만한 조언자'로 역할을 부여한다. 이런 관계는 고객을 보험설계사로 이끌기도 한다. 보험설계사가 겪은 경험이 곧 설득력이 있는 스토리텔링이 되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가 되면 단순히 자격증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상품 교육부터 세금, 금융 트렌드까지 꾸준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만큼 노력하는 설계사는 전문성을 갖추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언자가 된다. 일부의 설계사들은 수수료를 벌기 위해 불필요한 특약을 고객에게 권하거나 기존 계약을 해지하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보험설계사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은 대부분 이런 설계사들에게 비롯된다. 보험 설계사 세계에는'리크루팅'이라는 활동이 있다. 신규 설계사를 유치하면 일종의 보상을 얻게 된다. 그래서 다단계로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단계가 복잡하게 쪼개져 있지 않고, 기껏 팀장과 팀원 관계가 전부다. 한 동료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친구 초대 코드를 공유해 할인 혜택을 주는 쇼핑몰도 다단계인가요? 결국 새로운 시장을 여는 마케팅일 뿐이에요”

어쨌든 중요한 건, 많은 보험설계사가 '고객경험'을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사실이다. 보험의 가치를 몸소 느낀 사람들이 결국 그 경험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 역시 이 업계에 들어오기 전에는 보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회사에서 단체로 들어준 실손보험, 그리고 지인의 권유로 가입한 연금보험이 전부였다. 나중에서야 그 지인도 설계사였음을 알게 되었고, 상품이 썩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깨달았다. 순간 씁쓸했지만, 한 동료의 말이 오래 남았다. “좋은 보험은 해지하지 않고 끝까지 가져가는 거예요.” 돌이켜보면, 보험의 가치는 상품의 이름이나 조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결국 누구와 함께 하느냐, 그 신뢰가 핵심이었다.

월요일 연재
이전 07화나도 하고 있을지 몰라, 텃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