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
가수 신해철의 솔로곡 중에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라는 곡이 있다.
가사는 아래가 주된 내용이다.
신해철은 진작에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알기 더 어려워진다는 것.
두 달 전, 10년 동안 해오던 이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종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직은 몇 번 했지만 전직은 처음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고, 2주 동안 난 엄청난 고뇌와 번뇌에 빠졌다.
입버릇처럼 업계의 쇠퇴를 한탄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변화 없이 에디터 개개인의 피와 뼈를 갉아먹는 잡지의 생리를 내내 한심스러워했음에도 말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업계에 남아 있으며, 더 좋은 기회를 기다리거나 도모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말로만 "그만두겠다"라고 말하는 '입 퇴사자'였다.
내가 그토록 한심해하던.
기회를 보내고 난 후, 지금 나는 후회 중이다.
업계는 더 어려워졌고, 에디터 개개인의 피와 뼈는 더욱 앙상해지고 있다.
고작 두 달이지만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현실을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뭐든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 법.
기회를 잃고 난 후, 내가 얻게 된 것이 하나 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조금 더 열심히 고민하게 된 것이다.
어렸을 때는 원하는 게 뚜렷했던 것 같다.
되고 싶고, 하고 싶던 게 많은 시절.
그때는 그런 바람들이 무용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나에게 시간과 가능성이 열려 있으니까.
어른이 되니, 그런 바람들이 혹시나 무용하지 않을까 의식하게 된다. 나에게 시간과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다는, '현타'를 많이 느꼈으니까.
시간에 쫓기듯 하루를 30시간쯤으로 생각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는 친구 C에게 문득 화풀이가 하고 싶어졌다.
"네가 옆에서 너무 초조해하니까, 그게 나한테도 전염되는 것 같아"(나)
"그래? 네가 그렇게 느낄 줄 몰랐네? 이제 네 '마음의 사실'을 알았으니 참고할게" (친구 C)
마음의 사실이라니.
사실 난 마음이라는 것은 정확하지 않아도 이성적인 것 합리적인 것보다는 감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에 쏠려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 단어가 '사실'이라는 객관성의 성질을 가득 안고 있는 단어와 결합하니 너무나 신선했다.
내 마음을 제대로, 오롯이, 똑바로 바라보는 것.
마음의 사실을 다른 게 아니라 그것이 아닐까?
나는 몇 달 남은 올해,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을 더 열심히, 치열하게 고민해볼 생각이다.
시간과 가능성은 그 이후에 고려해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