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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꼬투리 Jun 27. 2021

경험주의자

다양한 경험에 대해 생각하다

20대 초반에 나는 막연히 무조건 다양한 경험이 좋다고 말했다.

이유는 '젊으니까'였다. 그게 논리적으로 얼마나 합당한 이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 생각의 이유는 다르다.

젊지 않아도 경험은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 그 이유는 내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들을 알아 가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네 교회에 버려져 있던 고양이를 선배가 '냥줍'해서 보했던 고양이.

이제 세상에 태어난 지 3개월 남짓됐다.

나는 이 작은 존재를 통해 고양이를 키워보고, 또 죽을 때까지 돌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고양이, 누군가가 키우는 반려동물을 보며 남다르게 이입할 것이다.

  확장된다면, 내가 사는 세상의 동물들과 자연을 생각할 것이다.


몇 년 간 서핑에 빠져 사는 선배는 텀블러를 사용하며, 제주도에 가면 전기차를 애용한다.

일회용품 쓰기가 싫어 배달음식이 꺼려진다고도 한다.

물론 여전히 SPA 브랜드의 옷을 즐겨 사 입지만, 그녀가 패션업계 종사하는 걸 고려한다면 충분히 양해 가능하다.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 건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임신한 친구나 형제가 있어 지하철 임산부석에 쉽사리 앉지 못하는 것,

내 부모나 형제, 친구 같은 사람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분노하는 것.

뭐 그런 것들 말이다.


몇 해 전, 세월호 사건 당시 뉴스에서는 한시도 빠짐없이 사건을 다루고 있었고, TV를 보던 엄마가 말했다.

"언제까지 저 얘기만 하려나. 산 사람은 살아야지"

  말을 조금 화가 났지만 말했다.

"엄마, 내가 만약   안에 있어도 그렇게 말할  있을까?"

엄마를 설득하는  쉬운 일이었다.


다양한 경험의 가치는 이력서에  줄을 써넣거나, 누군가와 대화하다 잘난 척할  있는  마디를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치 .


다양한 경험의 진짜 가치는  삶의 관점,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이다.


조금 피곤하고 괴롭긴 해도, 내가 정도를 지키며, 최대한 악하지 않은 결정과 삶을 살려는 이유는 다양한 경험 속에 있다.


결론은  집사가 됐고,  인생은  전보다  풍부해지리라는 ! 그리고 육체적으로 내가 이 고양이를 키울지는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이 고양이가 나를 키울 것이라는 것!


��이 공간을 빌어 내 고양이 자랑 좀 할게요

(@mymy.jo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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