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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꼬투리 Jun 14. 2021

우리 얘기해요

할 말이 없다니..!?

관계가 오래되면 얘깃거리가 없어진다는 말은 순 엉터리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겠지.

어젯밤 올해로 18  지기와통화시간만 봐도   있다.

전화를 끊을 때 돼서야 비로소

"야! 우리 1시간 넘게 통화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래, 여자들의 수다는 이맛이다.


1시간 넘게 통화를 하고 나서도 "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자"라며 전화를 끊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의 수다는 소중하다. 복잡하고 심난했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할  있고, 감정을 표출할 수도 있고,   아닌 것에 빵빵 터질 있다. 세상에 이보다  재미있는 대화는 없다.


대화란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뒷받침된다면 절대 줄어들 수 없다.

뭔가를 함께 하든, 각자 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대화 상대와 함께한 추억이 부족하다면,

요즘 그가 즐겨보는 넷플릭스 콘텐츠, 책, 재미있게 본 영화 등을 물어보며 추천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시간을 내어 그가 추천한 것들을 보고 읽는다.

그런 후에 다시 대화를 시작한다. 얘깃거리가 끊길리 없다. 꼬리의 꼬리를 문다.

같은 걸 보더라도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장면을 얘기하면 그건 그거대로,

같은 걸 느끼고 생각했다면 그건 그거대로 대화가 될 수 있다.


사실 그가 추천하는 것들이 내 취향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그로 인해 새로운 장르, 새로운 영역 등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생기면 선뜻 뭔가를 추천해달라고 말한다.

그 말은 곧 "당신에게 관심 있어요"

혹은

"당신과 가까워지고 싶어요"

또는

"당신과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어요"라는 나만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나에게 뭔가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신나게, 더욱 공들여 말한다.

상대는 별 생각 없을지라도,

나에겐 특별한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마음 저변엔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거나,

이렇게 지적인 사람이라는 걸 과시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일테니 이정도의 '지적 허영심'은 너그럽게 이해해줄 거라 믿는다.

 

요즘 내가 넷플릭스로 보고 있는 건, <스위트 투스>와 <마인>이다.

이 작품들만 봐도 요즘 내가 누구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상대는 눈치채지 못할지 모르지만, 당신만이 해독할 수 있는 호감 문장이 있는가?

무엇이든 추천해줬음 좋겠다.

그리고 그걸 보고 우리 다시 만나 얘기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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