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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티 Sep 24. 2021

인간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법

드라마 속 주인공 캐릭터를 보면, 외모 스펙 말솜씨와 리더십들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그중 부러운 능력은 탁월한 말빨 작가에 미리 써놓은 내 마음을 읽어 놓은 듯한 명대사도 있지만 진짜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은 강한 멘탈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건 시련과 고난 속에서 결국 해피엔딩이 될걸 알기에 보는데 편안함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적이었던 동료나 사람들을 결국 내 편으로 만들고,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밀어붙이는 명확하고 또렷한 눈빛과 한마디도 헛으로 뱉지 않으면서 말도 안 되는 현실을 헤처 나가는 니체가 말한 '초인'의 모습.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현실은 고생 끝에 계속 고생이 올 수도 있고, 자기 계발서의 글 한줄기처럼 생각과 마인드 셋만으로는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나의 이야기가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고 초라하다는 것이다. 


아주 사소한 말에도 상처를 받을 수 있으며, 그 누군가가 나에게 던진 돌멩이를 나도 다른 누구에게 던졌는데 기억을 못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떻게 살려고 마음을 먹어도 지나버린 어제는 후회와 미련 한 조각이 남기 마련이고, 그때 왜 그랬을까 하는 기회비용을 따지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오늘의 하루를 좀 먹는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들, 다른 사람의 눈치를 심하게 보는 사람들, 자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잃어버리는 사람들, 가면을 쓰고 자신을 숨기는 사람들 모두 마음이 헛헛하기는 마찬가지다. 


혼자 있는 게 마음이 편할 때도 있지만, 그러다가 문득 공허함이 밀려오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면 혼자 있고 싶지만 혼자이긴 싫은 마음이 들어서 인 게 아닐까? 사람은 난로처럼 너무 가까우면 데이는 법이고, 멀어지면 추워지듯이 혼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돈 있고 시간 있어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받아줄 사람은 필요하니까 말이다.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 말한다고 해결방안도 없고,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시원하게 뱉고 나면 머리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그 친구는 진심으로 공감을 했을까? 비슷하거나 같은 경험이 없는데 누군가를 공감할 수 있을까? 친구를 위해 어쩌면 연기를 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모른다. 살아온 이야기를 표정으로 단 번에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역시도 가면을 씌우는 게 가능한 세상이다. 인스타 피드가 그 사람의 인생이 아니듯이 말이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대로 혹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남을 멋대로 분류하고, 말한다.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 때,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내 마음을 꿰뚫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때의  공기가 지금과 다르듯이. 그래서 조심스럽고 어려운 게 관계다. 답을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아닌 것도 같고,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자꾸 선을 넘어올 때, 수 십 년을 알고 지냈던 가족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때 핸드폰에서 연락처 삭제하면, 나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질까? 신께서 인간을 코딩하실 때 왜 어째서 삭제 버튼을 주시지 않았을까? 


기분 나쁜 말 상처 주는 말 지워버리고 포맷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완벽하게 될 수는 없지만 연습을 해야겠다. 


생각 없는 그의 한마디에 나의 기분이 돌아오지 않는데 그 사람을 계속 나의 삶의 사이클에서 마주 칠수 밖에 없다면


친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지금은 아닌 것 같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내가 당신이 될 수 없고, 당신도 내가 될 수 없다. 나를 아는 유일한 존재는 '나' 이므로

신께서 주시지 않은 '삭제 버튼'을 내가 만들어서 조금 더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위해 

물론 휴지통에 잠시 보관했다가 지워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완전하게 비우기 버튼이 필요하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몇 초로 남을 비교하는 수십만의 팔로우보다는 언제 봐도 어색하지 않고 몇 시간이고 할 말이 끊이지 않은 사람이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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