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by 제이티

문득 인간관계에 치이다 보면 표정이 딱딱해지고 웃는 법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 아니더라도 회사의 관계 또한 부여된 역할에 어울리는 인간이 되어야 하므로 필연적으로 가면을 쓰고 살아가게 된다. 그게 좋든 싫든 말이다.


원래 내 성격과 다르게 상대방에게 불편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있지도 않은 친절을 끌어내다 보면, 금세 에너지가 바닥이 난다. 계속 긴장을 하면서 살 수는 없으므로 아무런 눈치 보지 않은 나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숨을 크게 들이마실 수 있는 '그런 것'


그런 것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혼자 덩그러니 있는 다고 스트레스가 완벽히 풀리지는 않는다. 되려 생각에 꼬리를 무는 쓰잘데 없는 망상에 빠지던가, 아니면 난 괜찮다는 억지스러운 자기기만으로 흘러간다. 혼자 있으면 있을수록 느끼는 거지만 혼자의 시간은 좋지가 않다. 끼니를 대충 때우거나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는 문제도 있지만 진짜 중요한 문제는 헛헛한 기분이다.


사람의 DNA 속에 각인된 '외로움'이란 것은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티비 사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그러다 정적이 찾아오면,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리곤 한다. 가령, 불안을 만들어 내는 후회와 내일이 돼봐야 알 수 있는 걱정 말이다. 의외로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은 가만히 누워있을 때보다 사람들 사이에 있다가 문득 떠오른다.


물론, 그 사람이 알고리즘처럼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지도 뜸 들이지도 않아도 어색하거나 말이 끊기지 않은 상대일 때 그렇다. 내 삶 속에 그런 친구가 몇 명 있다는 게 세월이 갈수록 다행이다고 느낀다. 굳이 가면을 쓰고 애써 잘 보이려고 안 해도 별거 안 해도 어색하지 않은 상대가 있다면, 그게 영혼의 단짝일까? 아니면 친구일까? 사람을 만날 때 가장 끔찍한 숨 막히는 게 10분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고 서로 다른 말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닐 때 싶다. 공기 중에 흩어지는 티브이 소리 같은 혹은 매일 걸려오는 대출 전화 같은 그런 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느낀다.


"굳이 많은 사람과 친해질 필요는 없구나!"



나를 아는 사람 혹은 내가 아는 사람이 바라는 게 없고 원하는 게 없을 때 진정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묘하게 목적을 가지고 다가오는 놈들은 티가 난다.

나에게 무엇을 바란다. 그것이 돈이든 뭐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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