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다. 딱히 이유도 없지만 모든 것이 허무하고 덧없을 때가
이유를 찾자면 수십 가지 찾을 수 있겠지만 당연 이런 문제는 해결을 할 수 없다는 게 진짜 문제다. 누구에게 맘 편히 털어놓으면 순간적으로 풀린 듯 하나, 언제나 그렇듯 개인의 짐과 숙제는 자기 자신이 풀어야 한다.
목적을 향해 사는 사람들은 그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성취도가 나의 기대치와 다를 때 불안하고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 한다. 반면, 목표가 있는 삶은 순간의 힘듦과 고통은 가볍게 웃어넘기게 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답답했던 군 복무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끝이 보이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렵다고 힘들다고 도중에 일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더 큰 도전의식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기에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걸 해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다. 막상 해보니 뭐가 없고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끼면 힘이 빠진다. 마라톤을 할 때 37킬로 구간이 마의 구간으로 불린다. 이미 다리는 내 말을 듣지 않고 체력이 아니라 정신력을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얼마 안 남았다는 깃발을 보면 포기할 수는 없다. 발에 맺히는 물집과 어깨를 짓누르는 통증은 마취가 된 듯 느껴지지 않는다. 정작 완주했을 때 내가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들었던 그렇게 대단한 성취감이 오지 않을 때 묘한 기분이 든다.
왜 대체 뭐 때문에 내가 이 힘든 짓을 하려고 했단 말인가??
끝까지 가 본 사람만이 어쩌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기대하고 바라는 것을 성취한 후에 오는 허무함은 또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나를 망설이게 한다.
몇 번의 사랑과 일 관계 취미 여행 등 일련의 사건이 예전만큼 그렇게 소풍을 앞둔 어린아이처럼 설레지 않을 때 이걸 해서 뭐한담? 말이 입버릇처럼 자주 나온다.
쇼핑을 해도 맛집을 가도 아는 맛이고 막상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 되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까?
아니면 노력만큼의 보상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까?
한 후배가 그랬다.
"선배는 일을 하지 않으면 생각이 많아서 정신이 힘들고, 일을 하면 몸이 상할 때까지 해서 마음이 병나는 거라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병 그 병에 걸려서 살아온 듯하다.
의미를 찾으려는 행위는 쓸데없는 짓일 까? 이기적 유전자처럼 그저 인간도 동물과 다름없는데 고상한 척하는 것일까?
허무주의는 위험하다고 한다. 분노도 기쁨도 느껴지지가 않기에 아무 맛이 없이 없는 삶을 산다고 하는데,
그냥 적당히.. 몸 상하지 않게
지금도 썼다 지웠다 하는 내가
잘하는 짓인가 고민하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내가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나도 안 되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적당히 그렇게 몸 상하지 않게.. 엄마가 늘 말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