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인생

by 제이티

간혹 말한다. 인생에 덧이 없다고. 철인 클럽 형님들은 그렇게 말하면서 새벽부터 일어나 그렇게 부지런하게 10킬로를 달리시고 막걸리를 그렇게 부지런하게 아침부터 마신다. 그러면서 하는 말 덧이 없단다. 의미가 없어서 허무하단다. 기록에 목숨을 걸기도 하고, 새로 나온 아이템과 장비들을 자랑하다가, 뉴스에 나오는 정치인들에게 불만을 토하며 다시 한 잔 들이켠다. 그리고 시원하고 오늘 하루 행복하단다. 땀 흘렸으니 또 마시고, 배고프니 또 먹고 소화시키려니 커피 마시고, 살찌니까 또 운동하고, 이상하게 루틴 같기도 하다.


반복된다. 인생이 어제와 다를 줄 알았던 오늘이 작년과 다를 줄 알았던 오늘이 말이다. 내일이 오지 않았는데 내일의 일도 비슷할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니체 형님은 하루가 반복된다고 했는데,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그저 시계가 만들어 낸 착각일까? 우리 집 강아지는 시간의 흐름을 이해할까? 59분에 바늘 하나 더 하는 게 어째서 1시간이 되는지 그냥 같은 초 분 시간이 반복되는데 억지로 흘러가게 하게 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일시킬라고 출근시킬라고 만들어 낸 게 "시간" 인 게 분명하다.


시간은 언제부터 그렇게 중요해졌을까? 흐른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에 인터스텔라처럼 어디 우주 웜홀이나 이름 모를 행성이 갇혀 있는 느낌이 든다. 잠 안 와서 분명히 뻘 생각에 잠겨 쓰는 글이지만, 역시나 쓰고 보니 영양가도 없고 내용도 없는 글이다.


가만 읽어보면 내가 쓴 글과 생각도 몇 년 전 몇 개월 전에 썼던 혹은 스쳐지나갔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역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흐른다고 믿게 하는 것일 뿐.


애들한테 시간을 가르칠 때 틀리는 이유가 있었다. 애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억지를 가르치고 있었다는 것을.. 쉬는 시간과 수업시간을 구분하는 것도 통제하고 말 잘 듣게 하는 시스템이었다는 것을


밤이 깊어서 자는 게 아니라 잠이 오니까 자야 하는데, 아침에 출근하려면 지금 자야 되는 게 아니라, 일어났으니까 일하러 가야 되는 것을


매일 반복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게 과연 인생일까? 어이없는 숫자놀이와 글자 몇 개와 문장 몇 개로 꾸미는 게 세상이 아닐까? 하는 덧없는 잡념이 밀려온다.


역시 이럴 때는 술 먹고 뻗어야 한다.


생각이 많아지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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