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윤
이유없이 생긴 아가미
어느 날 나에게 생긴 깃털
절대 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양
숨겨야 하는 여섯번째 존재
꿈을 위해 없애는 로열티
살아남기 위해 만드는 얼굴
이유없이 생긴 아가미
나를 경멸하고 멸시하며
나를 한순간에 괴물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
나는 분명 착한 일을 했는데
그마저도 괴물이라는 타이틀에
파묻혀버린 현실이라는 게 재수없었다
어느 날 나에게 생긴 깃털
믿게 할 방도가 없었다
빨간색을 보고 초록색이라고 말한다면
과연 사람들은 믿을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은
과연 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일까
절대 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양
내 안에서 양이 운다
분명히 소리는 들리는데
연기같이 나를 휘감고 있는 것 같다
나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들을 뒤로하고
왜 난 다른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뒤돌았을까
숨겨야 하는 여섯번째 존재
절대로 보여주면 안돼
보여주면 사람들이 놀랄까
나를 잘못 낳은 기형아로 볼까
나를 위해 고생하신 부모님들이
고작 한 손가락 더 있다는 이유로
그런 꼴을 당하는 걸 원하지 않아
그냥 내가 참으면 돼
꿈을 위해 없애는 로열티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풀밭에 단정하지 못할 행동을 한다
평범한 사람들조차의 품위도 지키지 못하며
인간답지 못한 동물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쪽팔리는 그 행동을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다
살아남기 위해 만드는 얼굴
남들에게 평범하게 보이려면
반드시 가지고 있는 미소
오른쪽 보조개를 약 3cm정도 올리고
약간의 눈썹 올림까지, 완벽해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연명할지는
나도 모른다
비록 세상은 내가 해석한 것들을
단지 6개의 목차로 정리할지 모르지만
이 안에 있는 것들은 꿈과 마음을 펼치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었다
문을 잠그고 사방이 밀폐된 곳에서
내면이 토할 수 있는 목소리는 과연 뭘까
어두운 밤 안에 빛나는 달만이
내가 긁힐 수 있는 이유만이었다
-->모든 것들은 의미있고 멋지다라고 생각했지. 운명이라는 이유로 멋진 신세계를 꿈꾸며 살아왔기 때문에 이렇게 천 천 히 생각하는 굼벵이가 된 적은 오랜만이었다.
아가미는 배제받고, 깃털은 결국 날아갔고, 양은 영원히 울 것이다. 꼭 숨겨야만하는 6번째 손가락과 꿈을 위해 포기한 로열티, 지독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얼굴이었다. 이것들은 쓸모가 없고 돈이 되지 않는다. 마치 핑거스냅핑을 하는데 아무 데에도 쓸모가 없어 갈곳이 없어진 나의 손가락처럼. 사실 이렇게 말하자면 어릴 때 까지는 글로 경쟁하는 것이 그렇게 쓸모없는 것인지 알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멋진 아이고, 누구보다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나를 인식해왔으니까.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보이지 않을 피터지는 싸움을 하면서 보니 언제나 이 순리가 따라가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서윤이 너의 글은 가공되지 않은 보석 같아. 잘 쓰기는 잘쓰는데 보석으로 보면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고 해야하나. 그런데 다른 아이들의 글 중 몇몇 글은 가공된 보석 같아. 너무 잘 써서라도 너무 완벽한 것 같아."
닭털과 천사의 날개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 둘의 날개는 같지만 앞 단어의 차이로 그것은 더러움과 깨끗함의 차이가 되었다. 이런 기준으로 나누는 초점없는 사람들의 눈은 마치 쓸모있는 존재가 되라는 듯의 눈빛이었다.
깃털을 뽑지 않기 위해 뒤에서 기다리는 라면이 있음에도 글을 쓰는 나였다. 이상적인 사람으로써 지금 이순간 달이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참 완벽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