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영
삶은 계속 흐른다. 어떠한 방향도 목적도 없이 말이다.
그래서 참 잔인한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맛있는 디저트도 계속해서 음미하다 보면 물리기 마련이고, 그 재밌는 게임도 계속 하다보면 눈이 따갑기 쉽상이다. 모든지 멈추고 싶을 때가 있고, 잠깐의 휴식이 필요할 따름이다. 그치만 우리의 삶은, 우리의 인생은 5분의 휴식조차 없이 계속해서 흐르기만 한다. 그 속에 떨궈트린 목적도, 흘러갈 방향도 없이 무책임하게 흐르기만 한다.
그런 삶 속에서 때때로 무심코 저질러 버리는 어리석은 방황도, 철없던 실수도 되돌아가기나 삭제 없이 모두 기록되고, 모두 각인된다. 그래서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는 말이 생겨난게 아닐까 한다. 귀가 아픈 파괴음을 내뱉으며 깨져버린 컵은 쓰레받이에 주워담을 수 있을지 몰라도, 생각없이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조차 없다. 깨져버린 컵에겐 삶이 없고, 생각없는 말을 들어버린 상대에겐 삶이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낸 내게도, 목소리를 들은 상대에게도 두사람 모두에게 그 문장은 각인 되었다.
되돌아 갈 수도, 삭제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무자비하고, 그 속에 살아가기란 더더욱 무자비하다. 그렇기에 늘 목줄에 목을 매는 사람이 생겨나고,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도 생겨난다. 신은 버틸 수 있는 불행만 안겨준다는데, 신은 도대체 날 얼마나 강하게 본것인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솔직히 이런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는 잘 모르겟다. 그렇지만 그 삶속에 찢어진 우산 쯤은 되어줄 말을 해보자면, 우리 모두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폭풍우가 내리치는 망망대해에서 모두 힘겹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