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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티 Jan 05. 2024

<흘러가는 시계와 인형>

김아미


<흘러가는 시계와 인형>


 시간이 빠르게든, 느리게든 그저 흐른다는 것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일이라 느껴진다. 어떠한 형태로든 하루의 시간이, 모여 결국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채워진다.


 '삶'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언덕'이고, 사람들은 그 언덕의 장단에 맞추어져 놀아나는 인형일 뿐이다. 예고된 일과 감정은 아무것도 없다. 땀을 흘리며 언덕 위로 올라가더라도 경치를 구경할 시간은 적기만 한다. 다시 내려가야 할 시간이 왔음을 느껴 가속도 붙은 발로 급히 실패의 길을 틀림없이 내려가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바로 앞에 닥쳐있는 언덕을 오르려 했던 내 자신의 노력은 어느새 없던 일로 바뀌어 있었다.


 모든 길을 걸어 내려온 후에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후회뿐이고, 지나간 시간 속에서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 목적을 정하기도 짧은 시간 안에 주어진 모든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고민은 사치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남들은 변화라 이름 붙여진 내면일 뿐이라고, 혹은 나의 간절한 바람으로 이루어낸 결과라고 쉽게 말을 꺼내지만 어떤 이름이든 내 삶에서의 변화가 드러나는 것은 당연하다. 비록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 자체만으로 삶은 다른 형태로 바뀐다. 자신의 생각이기 때문에 더욱 자신을 만들어진 인형으로 만들기 쉽다고 느낀다.


 "구름이 우연히 빚어낸 신의 형상을 바람이 구름이 금새 뭉게버리는 것처럼 짧고 허망하게 모든 것이 사라졌다." - 튜브 중


 찾았다고 생각한 정답과 이루어냈다고 느꼈던 성공이 무너질 때야말로 언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함이 느껴지는 때이다.

복잡한 삶에서 찾는 자신의 의미는 잊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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