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우주비행사

by 제이티

조가람



제목 : 초라한 우주비행사



“ 그냥 우주가 좋아서 시작한 꿈이였어요. ”


항상 진지하게 꿈을 받아드리진 못했다. 정말 간절히 원하면서도 그 직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건,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렸기에 불가능하기도 했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였다. 항상 좋은 점만 바라보던 나의 관점들이 마냥 좋은 줄만 알았다. 하지만 점점 변해가는 부모님의 말투, 자기가 좀 오래간 것 같이 구는 화장 떡칠한 아줌마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나에게 말한다. “ 너가 될 수 있겠니? ” 아직 해보지도 않았는데, 이미 내 처지는 실패를 맛보고 저 바닥으로 푹 꺼진 뒤에 건네는 사탕 발린 위로 처럼 대하는 저 말투들이 공허하기만 하고, 눈물만 고였다. ‘ 나따위가 정말 될 수 있을까? ’ 꿈과 한계를 짓밟아버리는 어른들로 인해, 금방 의기소침해지고 “ 배아 ” 가 된것마냥, 이제 다 만들어질 도자기가 한순간에 뚝 하고 뭉게지는 느낌이였다.


“ 그냥 좋아만 하면 안되는거 알고 있지..? 운동하는 애가 말을 왜그렇게 하니? 좋은 대학과 좋은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인간취급을 해주지 않아. 더불어, ‘ 유전자 ’ 가 꿈을 꿈꾸는데 아주 큰 장애물 이거나, 다른 한편으로 사람을 게임 캐릭터 속 사기 캐릭터로 만들어버리는 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일에는 도전조차 하지 않겠지. ”


니의 그 한마디에 두배로 돌아온 그 선생님의 말은 5학년도 안되는 아이에게 희망은 커녕,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요상한 단어들까지 섞어 사용하며, 아무렇지 않게 한창 꿈 꿀 나이를 가진 아이의 꿈을 짓밟아버렸다. 난 저 선생이, 선생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한 나도 싫었다.

그치만, 이젠 그 선생님의 말이 전혀 상처가 되지 않았다. 맞는 말 뿐이니까. 잔혹한 진실이 사람을 바꾸어논다나 뭐라나.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 할수도, 이해하기도 싫었다. 하지만, 점점 시대가 저물어가고, 새로운 시대가 눈을 뜨면서 능력에 따라, 이제는 유전자에 따라 “ 필요한 사람 ” , “ 필요하지 않은 사람 ” 으로 분류해가는 사회 속에 놓여진 날 보면, 가장 잔인해져 있는 사람은 나였다.



“ 가람이는 문과고, 가온이는 완전 이과네? “


항상 같은 평가를 받던 우리가, 항상 좋은 소리만 듣던 우리가, 다른 지평선 넘어로 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내가 수학을 그렇게 못하던가? 아니면, 가온이가 수학을 상상이상으로 잘하는 것일까? 그냥 망상적이냐, 현실적이냐의 문제가 아닐까? 아직 난 내가 어떤 분야인지, 나 조차도 생각해본적 없는데. 어째서 자신들이 얼마나, 우리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그렇게 나누어버리는 것일까? 하지만, 우리가 바꾸기에는 이미 너무나도 멀리 와버린 사람들의 시선들이였다. 우리는 사회의 눈초리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기소개서라는 고작 얇은 그 종이 쪼가리가 사람을 정한다니. 인정 할 수는 없지만, 그 자기소개서를 유전자라고 가정을 해본다면 자기소개서가 그 사람을 대표하듯이, 유전이 사람을 만들어낸다. 엄청난 유전자를 소유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꿈이라는 장벽을 넘어서는데 많은 시간이 들것이고, 많은 상처와 많은 좌절들을 맛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연한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배아 니까.

배아가 잘못됬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배아를 인간으로 취급하는가? 배아는 마치, 인간이 만들어지기 직전, 인간이 무언가를 이루어내기 위해 큰 일을 버리기 전을 배아라고 하는 것같다. 마치 우주가 만들어지기전, 우주가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빅뱅처럼, 그 선생이 나에게 퍼부었던 그 말들처럼, 우리는 좋은 대학교를 나오지 못한다면 정말 사람 취급 받지 못하니까. 꿈을 꿈꿀 자격조차도 받지 못하니까 말이다. 이런 배아들을 낙태할때 살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처럼, 정신장애를 잃고, 심각한 부적격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정말 괜찮은 것이고, 용서당할 일인가? 우리는 이런 잠재적인 인간들이 되어, 윤리적인 요구조차도 그 사람들 귀에는 들리지 않는 개미들의 항의소리에 불과하다. 우리를 이렇게 만들어놓는 세상을 지배하는 유전자가 무서워질 무렵, 그 유전자의 영향이 크다고 믿고 있는 내가 먼저 더 무서워지고 소름돋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큰 꿈을 꾸어서 손가락 질을 받은 소녀.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꿈을 꾸는 것보다, 재미. 가슴이 뛰는 것을 꿈으로 놓자는 소녀. 조건에 부적절하다는 한마디로 거절당해, 좌절로만 밤을 지세운 한 소녀. 난 점점 자라갈 수록, 꿈을 꾼다는 것이 점점 무서워져만 갔다. 점점 사라져가는 내가 싫어서. 그걸 또 부정당하고 부정하는 그런 내가 싫어서. 부서진 은하수에 가득 놓여진 저 별들을 손에 쥐기에는 내가 너무 초라하고 부족한 아이여서. 무엇보다도, 고이 간직해둔 이 꿈을 다시 펼쳐서 괴로워하긴 싫어서. 난 이 꿈을 꾸기엔 너무나도 초라한 우주비행사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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