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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티 Aug 31. 2020

왜 프랑스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났을까?     

세계  최초의 민중들이 들고일어나 왕을 타도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었던 프랑스 대혁명

인류 역사상 왕이 없는 나라 공화정을 이룩한 나라 프랑스

 

프랑스혁명의 원인으로는 흔히 학교에서 배우는  ‘앙시앙 레짐’ 부르는 구제도의 모순 쉽게 말하면 나라에서 해준 것도 없는데 세금만 왕창 뜯어가고 빵 대신 과자를 먹으라 해서 분노한 민중들이 들고일어났다고 배운다. 하지만 백성이 수탈을 이기지 못하고 나라를 뒤집었던 예는 프랑스혁명 전에도 많았다.


중국의 진에서 한나라 :진승오광의 난

원에서 명나라 홍건적의 난

명에서 청나라 이자성의 난     


모두 농민반란이 발단이 돼서 나라가 망하고 새로운 나라가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나라라 해봤자 권력의 주체는 더 나쁜 왕에서 조금 덜 나쁜 왕으로 교체되는 걸 의미했을 뿐 사실상 피지배층의 삶은 크게 달라진 적이 없었다. 그런데 프랑스 시민혁명 이후 왕정이 아닌 민주정치가 나왔다는 게 인류 역사상 특이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왜 다른 나라가 아니라 프랑스일까? 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18세기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왕의 권력이 강한 절대왕정국가였다. 그런 프랑스에서 인류 최초로 시민혁명이 일어났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은데 대체 비결이 무엇일까?     


사실 프랑스 사회는 사회 저변에서 토론과 강연의 문화가 널리 자리 잡고 있어서 사람들은 새로운 사상과 학문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특히 루이 14세 프랑스는 건축 미술 연극 무용 등 문화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미 당대 최신 문화 선진국은 당연 프랑스였다. 지금도 프랑스 하면  무언가 고급진 느낌의 나라로 떠오르지 않는가?


그중에서도 살롱 문화가 크게 발달했는데 살롱이란 부르주아들이 예술가와 사상가들에게 강단을 내주고 강연을 듣는 문화를 의미한다. 상공업으로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들의 일종의 플렉스로 단순히 비싼 물건 자랑하는 걸 넘어서 얼마나 내가 지적으로 우월하고 교양 있는 사람인지 보여주는 자랑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다 보면 정부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사상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는 자리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일반 시민들은 커피숍을 통해 강연을 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된다. 이런 살롱과 커피숍을 통해 유럽에 퍼진 다양한 사상을 누구보다 빠르게 공유할 수 있었다. 살롱에서 토론했던 것 중에 프랑스혁명에 불이 지필 새로운 생각이 싹트기 시작한다.


바로  볼테르와 루소로 대표되는 “계몽사상”이 싹트게 된다.     

사실 볼테르라는 인물은 우리 역사 속 정도전과 비슷한 점이 많은 인물이다. 정도전이 불교의 타락에 비판했다면 볼테르는 기독교의 타락을 철저히 비판했다. 정도전은 성리학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면 볼테르는 자연 과학에서 해법을 찾았다. 정도전이 맹자를 읽었다면 볼테르는 뉴턴을 읽은 것이다. 둘 다 구시대 종교를 비판했지만 그러면서도 신분제 사회의 모순을 간과하고 기득권(사대부, 부르주아)에 편승해서 이익을 도모하고자 했던 약점이 있기도 하다.


어찌 됐든 볼테르는 종교가 지배하는 세계관으로 깊은 잠에 빠져있던 유럽인들에게 새로운 과학과 이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 이는 곧 시대의 트렌드가 되어 유럽의 지식인들을 지배하게 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신이 아닌 과학을 믿기 시작했고, 하늘에서 비가 오는 게 신의 노여움이 아니라 물에 증발해 구름이 되어 내린 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볼테르가 구시대에 틈을 내기 시작했다면 루소는 새로운 시대를 세울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사회계약론”이다.

사회계약론을 살펴보면,

“인간은 본시 자유롭게 태어난 존재인데 지금은 전제정치라는 사슬에 얽매여 있다.

하지만 국민에게는 혁명의 권리가 있고 사회계약을 창조할 의무가 있으며

이런 사회계약은 왕이나 권세가가 아니라 국민의 뜻으로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역모를 통한 왕조 교체가 아니라 민중이 직접 나라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유래 없는 새로운 신천지를 보여주는 게 바로 사회계약론이다.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웠다는 말은 귀족과 왕의 억압에 눌러있던 사람들의 분노를 대변해주었고 이는 생각은 곧 발걸음으로 이어지게 된다.. 즉 볼테르가 너희들도 인간이었다 라고 눈을 뜨게 해 주었다면 루소는 너희들 힘으로 국가를 만들라라고 메뉴얼을 제시했던 것이다.     


볼테르와 루소가 세상을 떠난 지 11년 뒤 1789 프랑스혁명이 일어난다.     


즉 시민 혁명은 하루아침에 우연이 일어난 게 아니다. 자유롭게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인 “살롱”이 있었고, 여기에서 비롯된 볼테르와 루소의 “계몽사상”이 있었기 때문에 혁명은 일어날 수 있었다.


왕의 무능과 지배층의 사치 무리한 세금은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고 새로운 나라를 태어나게 할 수는 있지만 계몽사상이 없었다면 왕이 없는 나라는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계몽사상은 어떻게 나올 수가 있었을까? 단순히 위대한 볼테르와 루소 덕분일까? 만약 루소가 조선시대에 태어났어도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다고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바칼로레아라는 프랑스 시험이 있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 암기와 점수를 매는 시험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묻는 논술 시험이다. 만약 이 제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면 제대로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다양한 생각은 “나” 와 “남”이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하는 포용력에서 온다.


정답이 정해진 세상에 다른 선택지는 모두 오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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