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책과 힘과 벽 사이에..

by 제이티

바다를 바라보는 한 소년이 있었다. 언젠가는 저 바다 건너 새로운 세상으로 갈 거라며, 큰 꿈을 꾸고, 매일 바다를 향해 수영 연습을 했다. 심장이 약하게 태어난 아이는 조금만 헤엄을 쳐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서, 항상 멀리 못가 돌아왔다. 주변 친구들은 “너 같은 약골이 무슨 바다를.." 하나같이 비웃었고, 심지어 가족들 마저도 그저 평범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랄 뿐, 소년의 꿈을 모른 채 했다.


어느덧 몇 개월이 흐르자, 고작 5분 만에 뭍으로 돌아왔던 소년은 이제 지느러미가 달린 듯, 제 집처럼 바다를 누비기 시작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래 봤자, 네까짓 게 무슨 바다를 건널 수 있겠냐며 무시하며, 현실반 조롱반 조언을 쏟아냈다.


몇 년이 흐르자, 이제 수영 실력은 월등이 향상되었고, 물속에 산소가 있는 거 마냥 자연스럽게 숨을 쉬고, 모든 육신이 중력에서 해방되고, 새가 하늘을 날아가듯이, 그렇게 힘차게 바닷속을 누볐다. 이제 물에 떠서 밥도 먹고, 잠도 잘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드디어, 도전의 날이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연습을 충분히 했으며, 이제 물은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힘차게 바다에 뛰어갔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일까? 몸이 굳어져 오고, 오른쪽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포기할 수 없었던 소년은 왼쪽 다리와 팔만으로 수영을 이어갔다. 하지만 힘에 부친다. 점점 시야는 흐려지고, 원체 심장이 약한 탓에, 남들보다 호흡이 더 가파지고, 머릿속에 벌레가 있는 거 마냥 두통이 밀려온다. 어쩔 수 없이 그날의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위로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덕분에 수영은 많이 늘지 않았냐며,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법이라며..

하지만 소년은 그런 위로가 귀에 들리지가 않았다. 그럴수록 넘실대는 파도와 바다 건너편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 소년은 결국 바다를 건넜을까?



동화처럼 그는 꿈을 실현했을까?


우리는 모두 안다.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육지는 너무 멀리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목표가 잘 못 되었다. 인간의 노력과 힘은 대자연의 넘실대는 파도와 바람 천둥에 비하면 그저 우주의 티끌보다 못한 나비의 날갯짓이라는 걸.. 그는 깨닫지 못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도 없다고...




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데도 결과가 안 좋다면, 더욱이 더 비참하다. 경제용어로 그는 “기회비용”이 엄청난 잘 못된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아마 소년이 도전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바다를 꿈꾼 이유도 그동안의 노력이 헛으로 돌아갈까 봐 무섭고 두려움이 앞선 건 아니었을까? 사람들 앞에서 호기롭게 공언을 했으니 말이다. 어쩌면 자기가 만든 보이지 않는 헛된 이상에 갇혀 현실을 보려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는 깨달았어야 했다.




인간이 물고기가 아니라는 점을 말이다.





그런데, 만약 수 십 년 세월이 흘러 깨달았다면, 그의 인생은 어떻게 펼쳐질까?


훌훌 털고 미련 없이 새로운 길을 찾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지나간 세월의 아쉬움 때문에 술로 자책하는 삶을 살아갈까?


지금의 내 모습 같아서 나는 지금 불안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후회된다. 왜 그토록 앞만 보고 수영만 했는지, 주변 사람들의 걱정 섞인 조언이 조롱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의 귀를 닫았는지 말이다.


어쩌면 걱정해서 하는 말일 수도 있었는데.....


그렇다.. 나는 심장이 약하게 태어난 아이였고, 더군다나 바다를 건너기엔 지느러미가 없다. 아가미도 없네..




내가 그렇게 대단한 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미 될 놈이면 되지 않았을까? 솔직히, 아직까지 포기가 되지 않는다.


재능과 노력의 함수관계에서.. 뭐가 더 중요한지 깨닫는데 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이 벽은 내 힘으로 안 되는 걸까?


나도 알지만, 더 알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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