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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Nov 27. 2019

평생 기억할 수 있는 디지로그 독서법.

한 권을 네 번 읽는다!

  '나는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꽂아놓았다. 그러나 나는 이미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 앙드레 지드


  ‘책을 읽었다는 기억 외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분명히 읽었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도통 떠오르지 않네요.‘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같은 페이지를 반복해서 읽을 때가 있어요.‘   

  

  책을 읽을 때의 어려움에 관해서 물어보면 많은 사람이 이처럼 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을 읽더라도 그 책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것은 단지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만을 기억하는 것처럼, 단순한 추억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제대로 된 독서법이라고 한다면 읽었던 책 한 구절이라도 평생 잊지 않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읽고 깨닫고 그 깨달음을 몸소 실천하는 것. 이것이 책을 읽는 가장 큰 목적이자 삶의 의미다. 그리고 그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왜 아무도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제대로 된 책 읽기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서점에 가서 최근 유행하는 책 중에 다음 돈과 관련된 책을 사서 읽었다고 하자. 그리고 대략 그 책의 제목들은 이런 종류의 것이라고 해보자.     


  '20대 32평 아파트 장만하기'

  '서른 살 1억 만들기'

  '주식으로 억대 부자 되기'     


  그렇다면 책을 다 읽었을 경우를 가정하고 다음 질문을 해보자.

  '위에서 언급한 책들을 읽고서도 왜 1억을 못 모았을까?'

  '왜 책을 읽고 32평 아파트를 못 샀을까?'

  '왜 주식으로 부자가 되지 못했을까?'     


  이런 경우와 관련하여 변화경영전문가 故 구본형은 그대스스로를 고용하라에서 이렇게 꼬집어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한다돈을 버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많은 사람들이 그 비법을 배우려고 한다책방에 가면 그런 책들이 경제 경영서 서가를 빽빽하게 메우고 있다그러나 속지 마라. '돈을 버는 묘법' - 가난한 사람들은 그 비방을 돈을 주고 구입하지만정작 돈을 버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니라 비방을 만들어 판 사람들이다아쉽게도 돈은 그들의 비방대로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 많은 경우 우리는 이런 생각에 책을 읽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책을 읽었으면 그 책을 통해 지식만 얻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감동만 얻어서도 안 된다. 그 책을 통해서 내 삶에 작은 변화를 주는 실천이 따라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제대로 곱씹어서 읽어야 한다. 종교 서적이 그런 면에 있어서 상당히 가깝다. 독실한 신자의 경우 성경이라든가 불교 경전의 경우, 매일 읽고 암기하고 그 뜻을 깨닫고 실제로 자신의 삶에 있어 실천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책을 읽었으면 그 책이 무엇이든 간에 책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깨닫고, 가슴 깊이 새기고, 몸소 실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여러 번 의미 있게’ 읽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독서법이라고 한다면 책의 내용 중에 단 한 줄이라도 평생 기억에 남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법. 그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책을 읽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나는 책 한 권을 택하면, 빠르면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읽기도 한다. 그렇지만 보통은 3일에서 5일 정도 적절한 분량을 미리 계획해서 나눠서 읽는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보게 되면 붉은색 펜으로 밑줄을 긋는다. 그리고 작은 포스트잇으로 표시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쭉 한 번 다 읽는다. (첫 번째)   

  그렇게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바로 이어서 책 속에 표시했던 부분만 펼쳐서 다시 읽는다. (두 번째)   

  이렇게 두 번을 다 읽은 다음 바로 그 즉시, 내 개인 블로그(네이버 - 삶은 책)에 책을 읽은 독서 후기와 함께 표시했던 부분을 옮겨 적는다. 옮기 적으면서 다시 한번 읽는다. (세 번째)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마지막 한 번 이상이 더 남아있다. 그것은 블로그에 올린 지 딱 한 달이 되는 날. 의식적으로 한 달 전에 읽은 책을 꺼내서 읽어보는 그것과 그 책을 읽고 내 블로그에 적은 글을 읽는 것이다. (네 번째)       


  왜 최소한 네 번을 읽어야 할까? 그리고 왜 마지막으로 반드시 한 달째에 다시 읽어야 할까?

  여기에 관해서는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출처 : Anderson, J. R. (2012). 인지심리학과 그 응용. 이영애 역  (네이버 이미지 검색 결과)


  이 망각곡선 이론에 따르면 학습을 한 직후에 망각이 급격하게 일어나며, 20분 이내에 58.2%만이 기억에 남게 되고 한 달이 지나게 되면 겨우 21.1%만이 남아있게 된다고 한다. 결국, 가장 효율적인 기억법은 지속적인 반복인데, 이에 대해 그는 단순히 일정 주기로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의 범위 분산 반복"하는 것이 기억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실험을 통해서 증명했다. 이를 독서에 도입해 보면 각각 주기를 정해서 세 번, 네 번 다시 읽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앞에서 말한 4번 읽기를 통해서 실천하고 있다. 이렇게 최대 네 번을 읽는다고 가정한다면 최소 6개월 이상, 나아가 약 1년 동안은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해서 말하고 싶다.

  읽은 책의 권수가 늘어나는 만큼 그 속에서 느낀 깨달음과 이를 실천하는 방법의 가짓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그 깊이 또한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읽은 책과 그 책이 주는 깨달음을 알고 느끼며,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그에 비례하여 많아지고 깊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나에게 의미 있는 한 대목어쩌면 단 한 구절만으로도책은 나의 분신이 된다."

  윌리엄 서머싯 모옴이 한 말이다. 책 속의 한 구절이 내 마음속에 들어오는 순간을 이보다 더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렇게 책을 읽은 권수가 어언 천 여권을 훌쩍 넘긴 지금에도 나는 여전히 이 독서법을 실천해 오고 있다. 나는 이것을 진정한 디지로그(Digital + Analog) 독서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것은 나에게 있어 책을 읽는 제일 나은 방법임이 틀림없다.     


  혹자는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책을 여러 번 읽기만 하면 무조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건가요?"

  당연한 대답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이 누구냐, 그 책이 무엇이냐, 그리고 그 사람이 그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가에 따라서 답변은 천차만별이다. 속독법을 익혀서 십 여분 만에 한 권을 읽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한 시간이면 한 권을 열 번은 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그 책을 읽고 가슴 깊이 무엇을 느낀 것인지, 그리고 당신 삶에 어떤 전환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은가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책을 읽는 목적 자체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왜 책을 여러 번 읽어야 하는지를 말이다.     


  "당신이 무슨 책을 읽는지를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소그렇지만 당신이 한 번 읽는 데 만족하지 않고 다시 읽는 책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면 나는 당신을 훨씬 더 잘 알게 될 것이오."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와 모리아크의 명언이다. 그만큼 재독(再讀), 삼독(三讀)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의 보물이 바로 책이다. 책을 통해서 우리는 옛 선인(先人)들이 어떻게 생활해 왔는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은 생각에서 생각으로의 무언의 전언(傳言)과도 같다. 그러므로 책에서 가르쳐 주는 교훈을 반드시 깨닫고 몸소 실천해 봐야 한다. 책은 결코 한 번 읽고 꽂아두어서는 안 된다. 그 책을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읽는지에 따라 우리 인생의 성공방정식은 바뀌는 것이다.     


 자.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다면 앞표지부터 다시 한번 유심히 쳐다보자. 그리고 한 번 마음을 담아 쓰다듬어 보자. 그리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읽는다. 다 읽고 난 뒤 책에 고맙다고 마음을 담아 전하자. 자, 책을 다 읽었다면 그것은 이제 첫 번째 읽은 것이다. 이제 내가 알려준 방식으로 두 번, 세 번, 네 번 읽어보자. 어느 순간 당신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이 당신에게 이야기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진정한 독서법에 눈을 뜨게 된 순간이다.     


  책은 결코 한 번만 읽는 것이 아니다. 두 번, 세 번, 네 번 반복해서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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