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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Dec 08. 2019

몰입 독서, 최고의 나를 만나다.

몰입,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유일한 진정한 행복은 목적을 위해 몰입하는 데서 온다.'
윌리엄 쿠퍼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이 말은 원래 어떤 일에 탐닉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 속담은, 중국 양나라 때 임방(任昉)이 쓴 '술이기(述異記)'에 나오는 얘기로, 진나라 때 왕질이라는 나무꾼에 관한 이야기다. 어느 날 왕질은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꿈을 꾸고 나서 평소처럼 나무를 하러 갔다. 꿈 생각을 하면서 걷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깊은 골짜기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는 커다란 바위 위에서 두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깊은 골짜기에서 웬 두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는 모습에, 왕질은 너무도 신기하여 도끼를 옆에 두고 정신없이 구경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한 노인이 알약 한 알을 권하기에 먹어보니 맛도 좋고 배고픈 줄도 모르게 되어 계속해서 바둑을 구경할 수 있었다. 바둑이 거의 끝나갈 무렵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문득 왕질이 옆에 세워 둔 도끼를 보니 자루가 썩어서 문드러져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왕질은 허겁지겁 산에서 내려와 마을에 가보니 전에 살던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고 수십 년 세월이 지나가 버렸다는 이야기다.

  원래 속담의 뜻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다른 일에 빠져있다는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얼마나 정신이 빠져있었으면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나는 이 속담에서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그 정도로 몰입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그 '몰입도'를 말하고 싶다.     


  '만약 책을 읽는 데 있어서 그 정도로 몰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책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그렇다. 진심으로 자신이 좋아해서 최선을 다해 '몰입'할 수 있다면 사람의 능력으로 못 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책을 읽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이 가장 어려운 점으로 ‘집중의 어려움’을 말하곤 한다. 책을 아무리 잘 읽고 싶어도 도저히 집중되지 않고, 어느 정도 읽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좀 전에 읽었던 부분을 반복해서 읽고 있다든지, 한 페이지를 넘기는 데 몇십 분이 지나가다가 이내 읽기를 포기하고 덮어버리고 만다는 말을 듣곤 한다. 책을 잘 읽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몰입’이 가장 필요하다. 단순히 ‘책을 열심히 읽어야지!’ 하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책을 잘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최고의 몰입도로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나는 여기서 ‘몰입 독서’에 관해서 나의 경험을 알려주고 싶다. 진정한 몰입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명심하고 실천해 보기 바란다.     


  첫째책 읽는 시간을 정하라.

보통 책을 읽는 사람들의 경우, 언제 책을 읽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시간이 남을 때라고 대답한다. 남는 시간, 즉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고자 하니 그 시간이 대중없다. 어떤 때에는 몇 시간일 경우도 있고, 또 어떤 때에는 단 몇십 분 일 경우도 있다. 이렇게 그때그때 책 읽는 시간이 다르다고 하는 것은 책을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라는 뜻이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시간이 날 때 읽을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읽어야 한다.

  이렇게 나에게는 하루 중, 총 세 번의 책 읽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우선 출근 시간 전철 안에서의 30분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일찍 출근하게 되면 항상 전철에는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충분히 있다. 매일 출근 시간 나에게 주어진 변함없는 독서 시간 30분. 이보다 더 소중한 시간은 또 없다. 두 번째 독서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점심시간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한 시간 동안의 점심시간은 잘만 활용하면 웬만한 식사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다. 이때의 30분에는 아침과는 다른 책을 읽는다. 마지막은 잠들기 전 30분이다. 보통은 밤 10시부터 30분간이 나의 마지막 독서 시간이다. 이렇게 나는 하루 세 번의 30분씩,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항상 나만의 독서 시간을 갖는다. 진정한 생존 독서를 위해서는 먼저 책 읽는 시간을 정해야 한다.     


  둘째완벽하게 혼자가 돼라.

  내가 어릴 적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는 거실에 있는 전화가 울리면 식구 중 누군가가 뛰어가서 받아야만 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덧 ‘방마다 하나씩 하나씩’이라는 전화기의 광고를 넘어서, 개인별 스마트폰이 있는 시대를 넘어서고 있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스마트폰으로도 세상 모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이 독서에 있어서 최대의 적(敵)이기도 하다. 온전히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스마트폰을 가장 멀리해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만의 독서 시간을 정했다고 한다면 그 시간 동안만큼은 손안에서 스마트폰을 놓아야 한다. 90년대 시절 공부하는 사람에게 있어 최대의 적이 TV였다고 한다면 21세기에는 이 스마트폰이 최대의 적이다.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어놓는다는 것,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쉽다. 독서를 위해 정해놓은 시간 동안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두고 알람이나 진동조차도 꺼 놓기만 하면 된다. 휴대폰이라고 하는 것이 눈앞에 보이고 손 뻗으면 닿는 곳에 있으므로 계속 눈길이 가고, 습관적으로 화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일 뿐, 막상 눈앞에 없으면 안 보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은 습관이다. 독서를 방해하는 것은 비단 휴대폰만이 아니다. 사람도 물건도 잠시만 생각해 보면 어쩌면 꽤 많은 방해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안에는 가족을 포함한 사람들도 있고, TV이라든가 라디오, 주변에서 들려오는 일반적인 소리도 포함된다. 평소 내가 책을 읽을 때 이를 방해하던 모든 것을 생각해 보고, 이 모든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만 한다. 주변에 나에게 이야기를 건넬 만한 사람이 없는 곳, 주변에 신경 쓸만한 소음이 없는 곳. 쉽게 말해서 내 오감(五感)을 오직 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한다. 결국, 책과 나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몰입 독서를 위한 진짜 세상이 된다. 그렇게 완벽하게 혼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때는 책과 나 외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셋째독서의 시작과 을 정한다.

  얼핏 보면 이 세 번째 요소는 첫째 ‘독서 시간’과 똑같아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종의 ‘의식(儀式) 행위’를 뜻한다. 독서를 하기 전 주변에 방해 요소는 없는지 확인을 끝냈고, 이제부터 진짜 독서를 할 만반의 준비가 되었다면 나 자신에게 작은 소리로 이렇게 외치고 시작하는 거다.

  “자, 이제부터 독서 시작이다!”

  그러고 나서 최선을 다해서 책을 읽는다. 만약 정해놓은 시간 동안 그날의 독서를 아무런 방해도 없이 잘 마쳤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끝을 말하는 거다.

  “자, 이제 독서를 마친다!”

  ‘그저 시작과 끝에 나 혼잣말로 한마디를 하는 것이 무슨 대단한 거라고….’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기 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해 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 나의 경우, 이 효과는 상상을 넘어설 정도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일종의 의식으로, 독서의 시작과 끝을 선언(宣言)함으로써 완벽한 독서를 실행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루 중 명확하게 책을 읽기 시작하는 시간과 책 읽기를 끝마치는 시간을 정하는 것. 단지 그것만으로도 자신이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었다는 것은 명확해진다. 그런 다음 자신의 독서 시간을 기록해 보라. 하루 중 얼마나 책을 읽었는지, 그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단 며칠이 지난 후에라도 자신의 독서량, 독서 시간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몰입 독서'란 하루 중, 시간이 남는 그 '아무 때'가 절대 아니다. 그것은 가장 우선적인 시간이고, 일종의 '성(聖)'스러운 시간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최고로 헌신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칙센트 미하이칙센트 박사는 몰입 Flow에서 인생에서 몰입의 방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우리가 채택할 수 있는 주요 전략에는 두 가지가 있다첫 번째는 외적 조건들을 삶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두 번째는 외적 조건들이 우리의 목적에 더욱 잘 부합되도록 우리가 경험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나를 둘러싼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든가, 그렇지 않으면 나 자신을 내가 바라는 대로 바꾸어야 한다. 어느 것이 쉬운가? 당연히 정답은 후자이다. 역사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높은 권력을 가진 왕이라 할지라도 가장 만족한 삶을 살았었다고는 결코 단정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것에서 대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야 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이 필요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살기 위해 지금 현재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의 기쁨이자 행복을 찾는 것, 이것이 내가 말하고 싶은 최고의 삶이다.

  앞에서 말한 칙센트 미하이 칙센트 박사는 인생에서의 몰입 방법에 관하여몰입의 즐거움에서 이렇게 말한다.

  '삶의 질을 끌어올리려면 먼저 우리가 매일 하는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어떤 활동어떤 장소어떤 시간어떤 사람 옆에서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를 포착해야 한다식사 시간에 행복을 느낀다든가 여가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동안 곧잘 몰입 경험에 이르는 것은 누구에게나 확인되는 성향이지만우리는 여기서 의외의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다우리는 실은 혼자 있는 것을 더 좋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우리는 뜻밖에도 일하기를 더 좋아했는지도 모른다텔레비전을 보는 것보다 책을 읽는 데서 더 큰 즐거움을 맛보았는지도 모르며 혹은 그 반대인지도 모른다이처럼 인생은 이런 식으로 살라고 누가 정해놓은 규칙이 있는 게 아니다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아내는 일이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앞으로 남겨진 내 삶의 시간 속에서 언제 어느 때나 만족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고 한다면, 그것도 아무 조건도 없이 그럴 능력을 준다고 하거나 노하우를 알려 준다고 하면, 그걸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굳이 나의 경우를 다시 설명해 보자면 그것은 바로 '책'이다. '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나는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아내는 것, 그것의 최우선 방법이자 과제가 바로 ‘책’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책 속 세상에 완벽하게 빠져들 방법, 몰입 독서를 하는 것이 인생 변화의 가장 우선적인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삶의 순간순간은 곧 크든 작든 '선택'의 연속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아무리 힘들고, 괴롭고, 귀찮고, 아프더라도 단 1초라도 뒤로 미루거나 '다음에'라는 말로 자기 자신에게 핑계의 순간을 허락하지 말라. 진정한 몰입(Flow)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어제의 몰입이나 내일의 몰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 이 순간의 몰입. 그것이 바로 내 삶의 행복을 뜻한다.          


  책을 사랑하라. 책에 빠져들라. 책을 통해서 새로운 나, 새로운 세상을 만나라.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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