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독서천재 정태유 Dec 13. 2019

1,000권 읽기) 시작이 반이면, 반은 곧 끝이다.

하루 한 권, 500권을 읽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면 처음에는 그런 능력이 없을지라도 결국에는 할 수 있는 능력을 확실히 갖게 된다.'     - 간 디 


  어떤 날은 하루가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그냥 침대에 쓰러져 자고 싶은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반가운 사람들과 소주 한잔 기울이다 보니 그냥 넘어간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집안일이다, 뭐다, 늦은 밤까지 해야 할 일들이 많은 날도 있었기에,

  하루 한 권이라는 나 자신의 목표는 너무도 어렵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어떤 날은 새벽 일찍 일어나서 한 시간 만에 한 권을 읽은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밤늦게까지 왜 그렇게 말똥말똥한 지 책을 다 읽지 않으면 잠을 못 잘 것 같은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온전히 혼자만의 하루 여가가 생겨서 하루에 다섯 권도 읽었던 날도 있었기에,

  하루 한 권이라는 나 자신의 목표에 다가설 수 있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목표. 하루 한 권 읽고 후기 작성이라는 것이 내 인생 앞날에 있어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어쩌면 하루에 한 권이라는 숫자에 나도 모르게 집착하게 되어서 정작 책 읽는 즐거움 자체보다는 정해진 시간 내에 읽고 말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나의 직업, 가족 관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독서라는 여러 요소에 있어서 무엇하나 소홀히 할 수 없어서 이도 저도 아닌, 흔들리는 삶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나는 단순히 '취미 생활'로서의 독서가 아닌 평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절대적 존재로서의 독서, '생존 독서'를 하고 싶다. 그것이 책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이자, 책만이 줄 수 있는 행복함이기 때문이다.           


  책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인생의 깨우침을 주는 선생님이다.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다.

  눈 떴을 때나 눈 감았을 때나 함께 하는 가족이다.

  내게 절대 믿음과 같은 일종의 종교다.

  급할 때, 힘들 때, 어려울 때, 아플 때 세상 모든 답을 줄 수 있는 절대 만능이다.          


  내 블로그에 한 권 한 권 후기가 쌓여갈 때마다 내 인격이 한층 한층 올라가는 느낌을 느끼게 된다. 그 기쁨은 인생에 있어서 아주 작은 것이지만 나 스스로 책을 읽고 나서 나에 대한 성찰, 인생의 방향에 대한 미세한 조정을 했다는 자부심과 같은 것이다. 그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영화 <벤허>를 만든 영화감독 윌리엄 와일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 신이시여, 과연 이게 제가 만든 작품입니까?"라고 외쳤다고 한다. 어쩌면 먼 훗날 내 후기를 통해서 무언가 작품(과장해서 말해서 책이든 영화든)이 된다면 나 또한 그런 말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시작이 반이라고 어느새 1년 하고 5개월 동안 500권을 읽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내 나름의 감상을 글로써 남겼다. 나머지 500권은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더 이른 시간 안에 그리고 훨씬 더 완성도 높은 후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또한 그렇게 될 것을 믿는다.     


'시작이 반이면 반은 곧 끝이 아닐까?'     


501권째 책을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본다.



작가의 이전글 몰입 독서, 최고의 나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