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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Jan 12. 2020

읽기 위해서 살고, 살기 위해서 읽는다.

생존 독서 (Survival Reading)

  '책 한 권 읽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과 읽을 만한 책을 기다리다 지친 사람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 G. K. 체스터튼


  "왜 책을 읽어야 하죠?"

   뜬금없이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단 몇 초 만에 정답을 생각해 내기는 어렵다. 사실 책은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 목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목적으로써의 책 읽기. 책 읽기의 초보라고 한다면 우선 책을 읽는 그 자체만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책이 좋아야 자꾸 읽을 수 있게 되고, 진정한 책 읽기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맹목적으로 책 읽는 그 자체의 즐거움 때문에 읽어도 좋다. 그렇게 책이 좋다면 읽는 것 자체가 기쁨인데 더 무엇을 바랄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책을 읽음으로써 내 인생에 어떤 변화가 생기고 또 그로 인해서 인생에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 갈 것인지 생각해 보는 자세는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것이 수단으로써의 책 읽기이자 책을 읽는 보다 고차원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나는 이 글 제일 앞에서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해서 말하고 싶다.     


   독서가 주는 첫 번째 장점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험'을 준다는 점이다.

   책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책 속 세상에는 과거와 미래, 현재가 담겨 있고, 현실의 세계뿐만 아니라 상상 속의 세계도 담겨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기존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시간을 되돌리거나 할 필요도 없이, 돈 한 푼 없이 세계여행을 할 수도 있는, 책은 그런 모든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책에는 그 책을 쓴 작가의 인생 경험이 담겨 있다. 그가 경험했던 좋은 일, 안 좋은 일 모두 다 나로서는 일종의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한 사람의 생을 경험할 수 있고 그것은 고스란히 나의 것이 된다. 책 한 권을 통해서 타인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이보다 더 값진 것이 또 있을까? 우리가 사고 있는 이 지구라는 곳에는 평생 가보고 싶은 곳과 가봐야 할 만한 곳으로 그득하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주어지 한정된 자원인 돈과 시간으로는 모든 곳을 가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포기해서는 안 되는 법. 최대한 자신의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우되 그렇지 못하면 여러 가지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직접 다녀온 사람이 이야기해 주는 것도 좋지만 그 또한 한계가 명확하다. 이럴 때 영화나 책, 요즘 같은 시대에는 유튜브 또한 훌륭한 전달자가 된다. 나는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책을 꼽는다.

  앞서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그의 경험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을 듣는다던가 영화, 유튜브 채널 등 스크린을 통한 간접경험을 예로 들었지만, 독서와는 근본적으로 그 받아들이는 체계가 다르다. 독서는 활자를 눈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자신의 뇌로 재해석하는 동안 훨씬 더 능동적이고 주관적으로 해석해서 '내 것 化'하는 확실한 체계를 갖는다. 그것이 우리가 다른 무엇보다도 독서를 해야만 하는 이유다.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두 번째 장점은 '생각'이다.

   누구나 다 살아가면서 생각을 하면서 일상을 보낸다. 오죽하면 '하루에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렇지만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어떤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저 하루가 지나면 지나는 대로, 그렇게 매일 일상의 반복을 경험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삶이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 사람은 다르다. 책을 한 권, 두 권 읽어가면서 저자의 말을 듣게 되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에는 '내 것'이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능동적인 사고(思考)'를 뜻한다. 단순히 저자의 말을 내 머릿속에 넣는 것이 아니라 저자와 대화를 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을 듣고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때로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것이 옳은가, 아니면 그른가,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나와는 다른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는 사이에 점점 사고력이 향상하게 되고 내 삶의 방향성을 정립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독서, 책 읽기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일본의 대표적인 ‘입버릇 박사’로 통하는 사토 도미오는 그의 책 생각의 습관에서 ‘독서와 상상력의 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무리 상상력이 왕성하다 해도 미래의 일을 상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왜냐하면상상력은 무한하지만 실제로 상상하는 경우에는 자신이 가진 체험정보지식의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면 상상력의 나래를 더 크게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결론부터 말하면 어휘력을 늘리면 된다풍부한 어휘가 의식을 확대하며 상상의 범위를 확장해 주기 때문이다.

   어휘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독서가 중요하다책을 읽음으로써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언어와 깊이 있는 내용을 자신의 사전에 첨가할 수 있다.’


   매일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것은 거의 실현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불가능을 가능하게 할 방법이 있다면 바로 ‘책 읽기’라고 할 수 있다. 책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과 장소를 떠나서 언제 어디서나 실행 가능한 최적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 겪어보지 못한 일들. 이 모든 것이 책을 통한 간접경험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애서가(愛書家)이면서도 장서가인 장석주 작가는 책 읽기를 우주라고 표현했다.

   무엇보다 책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읽은 것들이 나의 우주를 만든다는 사실 때문입니다누구도 자기의 우주 바깥으로 나가 살 수는 없습니다우리는 오직 자기가 만든 우주 안에서만 숨 쉬고 생각하며 살 수 있어요책을 읽는다는 건 그 우주의 경계를 더 넓게 밀어 가며 확장하는 일입니다그렇게 해서 자기의 우주가 넓어지면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지니 자유로워지는 것이고요그래서 나는 책 읽기를 자기만의 우주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에서


   그렇다. 세상은 내가 경험한 딱 그만큼 넓은 것이다. 내가 직접 가보지 못하고 듣지도 못한 세상은 존재할 수 없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세상에 존재하는 곳이든 존재하지 않는 곳이든 책과 함께면 언제든지 그리고 어느 곳이든 가능하다.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세 번째 장점은 '긍정의 사고방식'이다

  대부분 책은 '긍정'을 말한다. '불행'이나 '걱정', '아픔', '슬픔'과도 같은 부정적인 주장보다는 '행복'이나, '기대', '즐거움', '기쁨'을 말한다. 설령 아픔과 슬픔을 다룬다고 해도 그것으로부터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기쁘고 행복한 일을 경험하면 더욱더 밝은 내일을 희망하게 해주는 힘, 아무리 힘든 경험을 하게 되더라도 툭툭 먼지 털듯 딛고 일어설 힘, 그것이 책이 주는 장점이다. 책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경험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게 해 준다.


   가난과 허약함과 못 배움은 내 성공의 원천이었다.

   가난은 부지런함을 낳았고

   허약함은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었으며

   못 배웠다는 사실 때문에

   나는 누구에게나 배우려고 했다.


   이 글은 바로 경영의 神이라 일컬어지는 일본 파나소닉(마스시타)의 창업자 마스시타 고노스케 회장의 말이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은 처음부터 내가 어떻게 노력해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내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하루하루 내 노력으로 바뀌어 가는 환경을 즐겨야 한다. 결과를 꿈꾸되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모습. 그것이 진정으로 나에게 필요한 태도이자 자세다. 불행하다 운이 없다고 생각할 시간이 있으면 그때는 오히려 나 자신을 운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 이 순간 나보다 더 나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자그마한 내 노력의 땀 한 방울 덕분에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내 모습을 꿈꿔보자.

   ‘나는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다.’라고 말이다.

   책에는 결코 단점이 없다. 순도 100% 장점만 있다. 오늘 한 줄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더 나은 오늘을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의지를 갖게 해 준다. 오늘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더 나은 내일을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꿈을 갖게 해 준다. 그런데 내가 어찌 오늘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내가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주문하고 있는 '생존 독서'의 자세다. 자, 이제 다시 새로운 책 한 권을 펼쳐야 할 시간이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이렇게 전달한다.

 "읽기 위해서 삽니다. 그리고 살기 위해서 읽습니다."

  언젠가 그들도 나처럼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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