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빠는 중매로 만났다.
내가 들은 기억으론 거의 중매 후 데이트도 하지 않고 얼마 되지 않아 결혼을 하셨다고 한다.
엄마와 아빠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 아주 가끔 엄마로부터 들었는데,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에피소드들이 있었었다.
엄마와 아빠는 제일 먼저 형을 낳고, 그다음 큰누나를 낳고, 그리고 작은 누나를 낳고 마지막으로 나를 낳았다. 그렇게 6인 가족이 탄생되었다.
엄마와 아빠는 서울 성북구 정릉동 산동네에 집을 마련했다.
엄마와 아빠는 많은 일들을 하셨다. 지금의 편의점만큼 많았던 만물상회 같은 작은 구멍가게를 하기도 했지만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시절이었다.
나의 최초의 기억은 내가 6살 때부터이다.
곧 우리나라에서 88 올림픽이 개최한다는 사실을 뉴스로 통해 들었고 "올림픽이 대단한 건가?"라고 혼자 생각했었다.
그리고 바로 이 장면이 기억난다.
우리 집 재래식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며을 오전에 동네 형이 물었던 질문을 곱씹으며 내 발음이 문제 있나 그 형 귀가 문제 있나를 고민했었다.
그형과의 대화는 이런 것들이었다.
"너 몇 살이니?"
"여덧탈이여"
"뭐? 여덟 살?"
"아녀~ 여덧달이여~"
바로 이 장면.
이게 시간 단위로 기억하는 내 인생 최초의 기억이다.
지금은 아파트로 가득한 그 동네는 아직도 내 꿈에 나온다. 정릉에서부터 삼양동까지 모든 길이 아직 꿈속에는 그대로다. 여전히 그 속에서는 다방구 놀이를 하며 나만의 루트로 술래를 따돌리는 꿈.
그 말도 안 되는 경사도까지도 말이다.
(기억 속 내가 살던 나의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