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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개구리 Oct 10. 2019

헤헤와 첫 해외여행 : 스페인 포르투갈 신혼여행

신혼여행을 단체 패키지여행으로 선택한 이유

다행스럽게도 결혼식은 별 탈없이 무사히 잘 진행되었다. 빠진 것 없지 이슈 없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냥 정신만 없이 바쁘게, 순식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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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은 몰디브로 가기로 했었다. 우리가 떠나는 6월이 몰디브의 우기라는 것을 알기 전에는 말이다. 

6월 22일 결혼식을 마치고 23일에 떠나는 일정으로 계획을 짜다 보니 몰디브 우기 시기와 겹쳐버렸다. 
그럼 어디로 가야 하나..
사실 나는 몰디브에 대한 로망이 없기 때문에 상관없었지만 헤헤는 나름 기대했었던 모양이다. 
그러다 우리가 눈을 돌린 곳이 스페인이다. 헤헤도 유럽지역 여행은 해본 적이 없고, 나 역시 스페인 여행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변수가 생긴다.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선택했던 이유는 그야말로 휴양을 위했기 때문.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고 그냥 먹고 마시고 쉬다 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곳에 가면 아무것도 생각할 것 없이 이미 섬에 들어가면서 모든 걸 다 결제해놨기 때문에 무제한으로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지 않은가. 
그야말로 지상낙원에서 본능대로만 살다가 오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결혼 준비로 지쳐있는 심신을 안정시켜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스페인은 어떤가.
변수가 많다. 나는 8년 전에 배낭여행으로 서유럽지역을 혼자 다녀온 적이 있는데, 나는 그때 극도로 예민한 상태로 여행을 했었다. 언어도 자유롭지 않고 최소한의 금액으로 여행을 해야 했기 때문에 내가 예측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고 모든 것에 신중하며 여행을 했다. 한국에서 이미 호텔과 열차를 모두 예약해 두고 루트를 짜고 그날그날 봐야 할 것들을 모두 정해두고 일정을 짰었다. 현지에 도착해서 여행을 할 때는 행여나 열차 시간이라도 놓칠까 탑승시간 두 시간 전에 기차역에 도착해서 플랫폼을 확인하고 전광판을 확인하고 열차번호를 확인하고 도착지를 확인하고, 확인하고, 확인하고를 습관처럼 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일을 또? 신혼여행에서? 할 수 있을까?
나는 무언가에 집중하면 다른 것에 방해받지 않으려고 누가 말을 시켜도 진행 중이던 행동을 마친후에 반응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건 신혼여행이 잖아?

그럼 아마 100% 싸우지 않을까?
안돼!  그럴 순 없다. 

그래도 결혼과 신혼여행까지는 최대한 아내를 더 많이 배려해야 하는 이벤트가 아닌가!

그래서 결정했다.
그래! 패키지다! 패키지로 가자!!!


그렇게 우리의 신혼여행은 스페인 포르투갈 단체 패키지여행을 하게 되었다. 비록 낭만적인 지상 낙원 같은 곳에서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모래사장을 뛰어다닐 수는 없지만,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을 볼 수 있게 되는 것과 과거에 휴대폰 광고 속 김태희의 플라멩코 오마주를. 연출할 수 있는 스페인 광장을 구경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리고 나는 솔직히 몰디브에 대한 로망은 단 1%도 없었고, 내가 예전에 로마와 바티칸 여행을 하며 받은 충격을 헤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유럽의 건축물들을!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마도 우리가 싸울만한 변수를 만들지 않게 된다는 것.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헬싱키에서 바르셀로나로 향하고 있는 핀에어 항공기 안이다.
헤헤는 옆자리에서 자다가 춥다며 깼고 나는 승무원에게 담요를 요청했다.



<2019년 6월 23일 유부남 2일차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핀에어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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