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헤헤는 작은 것에 행복해할 줄 아는 사람이다.
내가 안아주는 것이나 손을 잡고 마트를 가는 것, 함께 우이천을 산책하는 것. 나에게 밥을 차려주는 것
나로에게 간식을 주며 쓰다듬는 것, 나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내 못생긴 얼굴을 보는 것. 내 겨드랑이 냄새를 맡는 것. 나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것. 이런 사소한 것들을 할 때 그녀가 행복해하고 있음을 느낀다.
맞다. 행복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을 획득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이미 누리고 있는 것들에서 느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녀는 매우 현명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능력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헤헤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이렇게나 쉬운데, 간혹 그녀를 슬프게 하는 내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를 깨닫게 된다. 문제는 나 혼자 생각할 때는 한없이 미안하다가도 둘이 마주하면 나의 잘못을 고백하기란 쉽지 않다. 그저 어느 날 문뜩 이런 글이나 나의 생각을 척! 하고 간파해주길 바라는 나의 못된 생각...
오늘은 고백할 수 있을까. 나의 잘못. 나의 편협함. 나의 무지함.
그리고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2019년 어느 날, 문뜩 메모>